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 전에서 승부차기 당시 첫 번째 키커로 나선 이유에 대해 "박지성 형처럼 조금이라도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손흥민은 31일 오전 1시(이하 한국 시간)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 돌입한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키커로 나서 깔끔하게 슛을 성공했다.
손흥민에 이어 김영권, 조규성, 황희찬 순으로 나서 모두 득점에 성공했다. 골키퍼 조현우 역시 사우디 3, 4번 키커의 슈팅을 연달아 막아내 8강 진출을 이끌었다.
손흥민은 이날 오후 5시 알에글리 트레이닝센터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첫 번째 키커는 굉장히 막중한 자리다. 2011년 때의 (박)지성이형처럼 조금이라도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형과 워낙 관계가 좋으니 우스갯소리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지성이 형을 원망한다"라며 “2011년 때처럼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첫 번째와 마지막 중 선택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2011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펼쳐진 4강 한일전 승부차기에서 키커로 나서지 않았다. 당시 키커는 구자철, 이용래, 홍정호 순으로 나섰는데 모두 실축했다. 다음 순서는 손흥민이었지만 끝내 기회는 오지 않았다.
훗날 박지성은 그때를 회상하며 "나는 페널티킥에 자신이 없었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차지 않았다"라며 "돌아간다면 직접 차서 후배들의 짐을 덜어주고 싶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한국의 8강 상대는 2015년 대회에서 패배를 안긴 호주다. 당시 손흥민은 준우승에 그친 뒤 아쉬움에 눈물을 쏟았다.
손흥민은 호주전을 앞두고 "호주는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 분명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며 "축구에는 항상 이변이 생긴다. 패배를 반복하고 싶지 않고, 잘 회복해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한국과 호주의 아시안컵 8강은 다음 달 3일 오전 0시 30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