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8강 진출을 이뤄낸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의 캡틴 손흥민이 경기 후 탈수 증세를 겪은 사실이 전해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두 팀의 경기는 연장전까지 1-1로 진행됐고 승부차기에서 한국 4-2로 승리했다.
1988년 아시안컵 파이널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나 승부차기에 패했던 한국이 36년 만에 멋진 설욕에 성공했다.
이날 사우디아라비아는 1-0으로 리드를 잡자 눕기 시작하는 등 중동의 전형적인 침대 축구를 선보였다. 한국 선수의 몸이 닿기만 해도 그라운드에 주저앉고 치료를 이유로 1~2분씩 드러누우며 시간을 계속 낭비했다.
한국의 공격이 거세지자 중동 특유의 '침대 축구'는 더욱 심해졌다. 급기야 사우디아라비아 수비수 알리 알 볼라히는 코너킥 직전 황희찬의 목을 가격하기까지 했다.
비매너 침대 축구의 흐름을 깬 건 후반 시간 조규성의 헤더 골이었다.
특히 이날 손흥민은 졸전의 굴욕을 만회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믹스트존 분위기도 뜨거웠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모든 취재 요청을 거절했다. 반면 한국은 김민재를 제외한 모두가 인터뷰에 응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 손흥민은 없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손흥민은 도핑 테스트에 지목돼 오래 걸린다. 아마 인터뷰를 못 할 것 같다"라고 했다. 심지어 손흥민은 몸에 탈수 증상까지 있어 시간이 더욱 오래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손흥민은 관계자를 통해 현장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기다리던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16강에 모든 걸 걸고 쉼 없이 그라운드를 누빈 그는 취재진에게 '고생하셨다'라는 인사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