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는 식당인데… 일어 간판 내걸고 가격까지 '엔화'로 표기

2024-01-30 16:54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린다”

국내의 한 일본풍 가게. / 연합뉴스
국내의 한 일본풍 가게. / 연합뉴스

최근 ‘일본 감성’을 앞세운 식당이나 숙박업소가 늘고 있는 가운데 메뉴판 가격까지 엔화로 표기한 식당을 두고 온라인에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지난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일본 음식인 몬자야키를 먹으러 갔던 한 손님이 찍은 메뉴판 사진이 올라왔다.

엔화로 가격이 표기된 한 식당의 메뉴판. / 엑스(X) 캡처
엔화로 가격이 표기된 한 식당의 메뉴판. / 엑스(X) 캡처

메뉴 뒤에 표기된 가격은 ‘원’이 아닌 엔화(¥)로 적혀있었다. 메뉴판 상단에는 ‘엔화로 표기된 가격은 0을 붙여 원화로 계산해주세요’라는 안내 문구도 있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메뉴판까지 엔화로 할 필요가 있나", "엔저인데 엔화로 내면 안 받아주려나", "재료는 거의 중국산 쓸 것 같은데" 등 부정적인 반응이 먼저 나왔다.

그런가 하면 "솔직히 가게 마음이다", "사업적 선택은 업주 자유다"며 별걸 다 시비 건다는 반론도 만만찮았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일본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술집과 음식점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어느새 서울과 부산 등의 일부 거리에서는 한국 음식점보다 일본 음식점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이들 가게의 특징은 일본 음식만 파는 것이 아니다. 간판에서 한국어를 완전히 지우고 인테리어는 일본 현지 느낌을 최대한 살린다는 것이 시각적 포인트다.

심지어 일본 가게에서 주로 볼 수 있는 대나무 조경부터 일본 광고 포스터로 벽면을 도배하는 점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 “여기가 한국인지 일본인지 헷갈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