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수면 위 떠오른 ‘대전-금산 통합’, 가능 할까

2024-01-30 14:03

금산군의회 통합건의안 채택, 대전시의회도 “힘 모을 것”
‘첫 번째 관문’ 지방자치법 개정·특별법 제정 쉽지 않아
이장우 시장·박범인 군수, “필요성 공감하지만 신중해야”
김태흠 충남도지사,“분란만 일으킬 것”부정적 입장 피력

김기윤 금산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군의원 7명이 29일 대전시의회 방문해 이상래 의장 등과 대전‧금산 통합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 대전시의회
김기윤 금산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군의원 7명이 29일 대전시의회 방문해 이상래 의장 등과 대전‧금산 통합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 대전시의회

4·10총선을 앞두고 대전-금산 통합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했다. 10여 년 전부터 주기적으로 선거 ‘단골 이슈’로 떠올랐던 대전-금산 통합 논의가 김포의 서울 편입 추진, 총선 등과 맞물리면서 재점화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행정구역 통합을 위해선 지방자치법 개정과 특별법 제정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사실상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지난 201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금산 주민 2만여 명은 금산군의회에 대전과 통합을 바라는 의견서를 냈고, 대전에서도 지난 2016년 시의회 차원에서 '대전시·금산군 행정구역변경 촉구 건의안'을 발의한 바 있다.

대전과 금산 통합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충남도청이 내포로 이전한 2012년부터다. 사실상 한 생활권이지만 행정구역이 달라 생기는 비효율과 충남도 내 금산소외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선거 때마다 단골 이슈로 등장하곤 했다.

금산군이 대전과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는 금산이 지리상 대전과 맞닿아 사실상 한 생활권인데다 인구급감에 따른 지방소멸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금산군의회는 지난 16일 열린 제311회 임시회에서 건의안을 통해 "금산군은 행정구역상 충남도지만, 교육·문화·의료·경제 등 실질적 생활 서비스 대부분은 대전의 인프라를 이용하고 있어 행정구역과 생활권이 불일치하는 지역"이라며 "국회는 특별법을 발의하고 행정안전부 장관은 금산·대전 행정구역 변경을 위한 사전 절차를 적극 추진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번 통합 논의는 최근 통합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금산군의회가 대전시의회에 지원 요청을 하고, 대전시의회도 화답하듯 금산-대전 편입을 강조하면서 통합 논의가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대전시의회 차원에서 박종선 의원(유성1)은 지난 23일 제275회 임시회 1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현재 대전시에는 개발 가능한 토지가 현저히 부족한 만큼 새로운 토지 확보 등의 측면에서 금산군의 대전 편입은 훌륭한 대안이 된다"며 “세수 증가와 함께 동구와 중구에도 활력이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윤 금산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군의원 7명은 지난 29일 대전시의회를 방문해 이상래 의장, 김진오 부의장, 조원휘 부의장, 송활섭 운영위원장과 대전‧금산 통합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기윤 금산군의회 의장은 “군의원 모두가 대전‧금산 통합에 적극 찬성하고 있다”며 "지난 311회 임시회에서 대전‧금산 통합을 골자로 하는 금산군 행정구역 변경 건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된 것은 그에 대한 방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금산 인구) 5만이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데, 소멸 지역은 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상래 대전시의회 의장은 “금산군의회의 건의안에 대전시의회도 적극 화답할 것”이라며 “양 지방자치단체가 경제 생활권을 같이 하는 만큼 메가시티 조성의 일환으로 적극적인 여론 조성에 뜻을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대전시의회와 금산군의회는 공동으로 국회에 행정구역 변경 법안 발의를 요구하는 등 통합 절차 추진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대전-금산 통합 논의와 관련 해당 지자체장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범인 금산군수는 일단 주민들이 결정하면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박 군수는 지난 4일 대전-금산 행정구역 통합과 관련, “군민들이 결정하면 직을 걸고 주민들이 내려준 결론을 수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대전과 금산이 하나의 행정구역으로 갔을 때 바람직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정밀한 분석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군수는 “정치와 환경적인 장단점, 교육, 산업·경제, 인산약초, 관광산업 등 7가지 분야에서 검토가 먼저 있어야 한다”면서 “결론을 내지 말고 전문가 분석이 끝나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주민들과 토론하고, 그런 바탕 위에 결론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같은 생각이다.

이 시장은 지난 23일 “금산이 대전에 편입되면 (금산의) 경쟁력이 더 커지고, 지금보다 훨씬 유리해질 것”이라며 “핵심은 금산군민의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산군민의 총의가 모아진다면 대전시는 적극 찬성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면서 “그 전까진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행정구역 통합은 지자체끼리 얘기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지방자치법을 바꾸든지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행정구역 통합을 위한 첫 번째 관문인 지방자치법 개정과 특별법 제정의 문턱을 넘어야 하는데, 두 방법 모두 쉽지 않다. 기존의 지방자치법으로 행정구역을 바꾸려면 충남도와 도의회의 승인이 없으면 안 된다. 충남도가 충청권 특별자치단체 추진을 우선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동의할 이유가 없다. 충남도나 도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추진할 수 있는 특별법을 만든다고 해도 여야가 합의해 국회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대전-금산 통합 논의와 관련, 충남도는 '분란만 일으킬 뿐'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30일 “대전시와 금산군의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김 지사는 “충남‧충북‧대전‧세종이 지금 메가시티 구성을 추진하는 단계”라며 “지엽적으로 대전과 금산이 움직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메가시티가 구성되면 대전이나 세종이나 다 똑같은 충청도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home 송연순 기자 ys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