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1도에 최강 한파가 불어닥친 서울에서 103세 노인이 실종됐다가 약 10시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지난 24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할아버지 A씨가 가족이 모두 잠든 새벽 자택을 나섰다. A씨가 자택을 나선 시각은 이날 오전 5시 37분쯤이었다.
이후 A씨가 없어진 사실을 알아차린 가족은 황급히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소재 파악에 나섰으며, 서울경찰청은 시민 제보를 받고자 '실종 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동대문구에서 배회 중인 103세 XXX씨를 찾습니다"는 문구와 함께 A씨의 인상착의를 적은 문자 메시지를 서울 시민에게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문자메시지에 첨부된 링크를 클릭하면 A씨의 사진도 볼 수 있었다.
이날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11.2도였다. 강추위 속 가족들의 걱정도 깊어질 때쯤, A씨가 발견된 곳은 강남구를 지나던 한 버스 안이었다.
A씨는 경찰과 가족의 추정과 달리 동대문구를 벗어나 서울 곳곳을 돌아다녔으며 대중교통으로 한강을 넘어 강남까지 이동한 뒤 다시 성동구 서울 숲 인근까지 향했던 것이다.
강남에서 A씨를 태운 버스 기사는 A씨에게 목적지를 물었으나, 횡설수설하며 여러 번 말을 바꿨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버스기사는 오후 3시 6분쯤 "버스에 치매 어르신으로 추정되는 분이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성동경찰서 서울숲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오후 3시 20분쯤 서울숲 인근에서 버스에 타고 있던 A씨를 발견해 보호 조치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초고령자인 A씨가 추위에 장시간 노출된 점을 고려해 소방 당국에 공조 요청을 보내 A씨의 건강 상태를 체크했다. 건강에 이상 없음을 확인한 뒤 가족에 인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사건이 일어난 서울의 최저 기온은 영하 11.2도, 최고 기온은 영하 3.7도를 기록했다. 목요일인 25일 역시 서울, 중부내륙, 경북권 내륙에 한파특보가 발효돼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