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한 직원에게 “새벽 별 보러 가자”…양평 데려간 대기업 간부

2024-01-24 12:08

고용부, 삼성바이오로직스 직장 괴롭힘 다수 적발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대기업 간부들이 야근한 부하 직원들에게 “별 보러 가자”며 산골로 데려가거나, “빡대가리” 등 상습적으로 폭언을 내뱉은 사실이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의혹 등이 제기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지난해 11∼12월 근로 감독을 실시하고, 최근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감독은 지난해 11월 16일 숨진 20대 남성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청원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감독 결과 숨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인정할만한 구체적인 근거는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상습적인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한 중간관리자는 공개된 장소에서 “씨×, 못 해 먹겠네”, “개××들 지들 일 아니라고 저따위로 하네”라고 폭언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부하 직원들에게 “너네는 빡대가리다”, “넌 여기 어떻게 들어왔냐”, “새×”, “병×” 등 상습적으로 욕설을 한 중간관리자도 있었다. 정규직 전환을 기다리는 인턴사원에게 “합격 여부는 내 손에 달려있다”라며 협박성 발언을 한 이도 있었다.

남성 중간관리자가 수시로 여성 직원들의 어깨, 팔, 목, 허벅지 같은 신체 부위를 접촉하는 등 성희롱 사례도 적발됐다. 야근을 마치고 나오는 직원들에게 “새벽 별을 보러 가자”하고 실제 경기 양평군까지 데려가기도 했다.

노동부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익명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 응답자 751명 중 417명(55.5%)이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을 직접 당하거나 동료가 당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571명(76%)은 회사의 조치가 적절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이와 관련 화사 측은 “노동부로부터 공식적으로 시정지시서는 받지 못한 상태지만 노동부 시정지시를 즉시 이행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고 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