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충남 서천 특화시장 화재 현장을 동시에 찾아 함께 점검한 것을 두고 보수 논객이 쓴소리를 내놨다.
한국경제 주필을 지낸 바 있는 정규재씨는 23일 페이스북에 ‘재난 현장인 서천시장에서 벌어진 윤(윤 대통령)과 한(한 위원장)의 아주 부적절한 정치 연극’이란 글을 올려 "어이가 없다. 무슨 이런 사람들이 다 있나“라며 ”불에 타 엉망이 돼버린 잿더미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무슨 화해 연극을 한다는 말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을 같이 방문한다’는 화해의 쇼로는 다른 장소가 어울리지 않겠나”라면서 “어디 장소가 없어서 재난 현장을 화해의 정치연극 무대로 덧칠한다는 말인가”라고 밝혔다.
정씨는 “그런 장소에서 두 사람이 만나면 언론들은 (재난과 두 사람의 만남 중)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하나”라고 묻고 “누가 재난 시찰이라는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나. 정말 어이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건희 여사의 사과는 없던 일로 하고 서천시장에 가서 호형호제하면서 화해의 쇼를 하고 김경률(국민의힘 비대위원)을 잘라내면 화해는 완성된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정씨는 “차라리 이태원 골목이나 세월호 현장을 갔으면 어땠나. 언제부터 우리 정치가 때와 장소를 이렇게 구분하지 못하게 됐나”라며 “이분들(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세상이 자기들을 위해,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줄 안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은 이날 화재 현장을 동시에 찾아 함께 점검했다. 녹색 민방위복 차림의 한 위원장은 먼저 도착해 약 15분 동안 시장 어귀에 서서 윤 대통령을 기다렸다. 윤 대통령이 도착하자 한 위원장은 허리를 90도 가깝게 숙이며 인사한 뒤 웃으며 윤 대통령을 맞았다. 남색 패딩 점퍼를 입은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악수한 뒤 어깨를 툭 치며 친근감을 표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약 20분간 머물다 현장을 떠났다. 윤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 일부 상인이 "대통령이 사진만 찍고 갔다"며 항의하며 소란이 벌어졌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은 서울로 올 때는 대통령 전용 열차를 함께 탔다.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비롯한 당·정부 관계자들에게 탑승을 권하자 한 위원장과 일행이 함께 열차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