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를 거세게 저격했다.
지난 22일 김 회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가) 결혼도 안 하고, 애도 키워보지 않고, 가정 살림도 안 해보고 정치판에서 무위도식하니 세상 물정을 한참 모르는 헛소리를 남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약을 즉각 철회하고 1000만 노인에게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회장은 "지하철 적자의 원인을 노인의 무임승차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라며 "승객이 탔든 안 탔든 철도 운행엔 같은 전기료가 발생한다. 장애인과 어린이가 타면 적자가 안 나고 노인이 타면 적자가 나느냐"고 비난했다.
이어 "보릿고개 넘기기 어려운 시절을 지나 한강의 기적을 일구고 우리나라를 10대 경제 강국으로 만든 1등 유공자인 노년층에게 혜택을 주지 말자는 건 학대"라고 했다.
김 회장은 "지하철 요금을 너무 싸게 정한 게 적자 요인"이라며 "노인들이 나와 걷고 운동하다 보면 건강도 좋아져 연간 4000억 원의 의료비 절감효과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노인들이 기차를 무임으로 타다 보니 외출을 하게 되고, 집에 있는 며느리는 어른이 나가고 없으니 편안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며 "노인이 집에만 있으면 며느리는 얼마나 불편하겠나. (지하철 무상 이용 폐지는) 며느리의 행복권을 박탈하자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이를 두고 이병태 카이스트 교수는 "이런 게 정말 꼰대들의 막말"이라고 지적했다.
23일 이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김 회장의 주장대로라면) 자식 없는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세상 물정 모르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자녀가 없다.
이 교수는 "이런 논리라면 인생의 모든 경험을 안 해본 모든 사람은 세상 물정 모르는 철부지들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회장의 발언은) 비혼주의자, 아이를 갖지 않는 부부, 불임인 분들, 동성애자 등 많은 사람에게 모멸적이고 차별적인 이야기"라며 "바보들은 꼭 당해봐야 알고, 현명한 사람들은 간접경험과 사유로도 배운다"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분이 화를 내는 이유인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는 누가 하든 개혁해야 할 사안"이라며 "내가 베이비 부머 세대이고 내년이면 무임승차의 나이가 된다. 급격하게 무임승차 인구가 늘어나는데, 그걸 다음 세대들에게 계속 전가하란 말이냐. 무임승차 무조건 폐지도 아닌 개혁신당의 개선안을 읽어 보기나 했냐"고 비판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이 꼰대 어르신의 '막말할 자유'는 지지한다. 막말했다고 당원들을 징계한다는 정당은 민주국가의 정당이 아니다"라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8일 "65세 이상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를 폐지하는 대신 연간 12만원 교통카드를 도입하겠다"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