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오피스텔에서 추락해 숨진 20대 여성의 유족들이 철저한 경찰 수사를 촉구했다.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억울하게 죽은 제 딸 같은 조카의 철저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A씨는 피해자의 이모라고 고백했다.
A씨에 따르면 피해자 B씨는 생전 전 남자친구 C씨와 9개월간 교제하며 스토킹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당시 C씨는 B씨의 몸에 멍이 들 정도로 폭행하고, 가는 곳마다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하는 등 집착했다. 모욕적인 내용의 SNS 메시지를 보내며 극단적 선택을 종용하기도 했다.
B씨가 이별을 통보하자 C씨는 집에 찾아와 현관문을 발로 차는 등 난동을 부렸다고 한다. A씨는 "조카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B씨를 들였는데, 화를 참지 못한 B씨가 조카를 밀치고 목을 졸랐다"며 "천장과 TV, 화장실 타일도 파손했다"고 했다.
이뿐만 아니라 반복된 협박에 B씨는 경찰에 신고도 했으나, C씨가 부친이 변호사이고 삼촌이 경찰이라는 얘기를하며 신고를 해도 금방 풀려날거라 겁박하기도 했다,
A씨는 "C씨가 조카에게 극단적 선택을 종용했다"며 SNS 대화 내용도 공개했다.
이어 A씨는 "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구대 신고 이후 경찰 측에선 조카가 처벌의사가 없었다고 했다"라며 "그 이유는 C씨 가족의 직업에 대한 얘기를 듣고 조카가 보복의 두려움이 커 결국 처벌을 포기했기 때문이다"라고 울분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에 대해 "C씨가 처음에는 사건 당시 1층에 있었다고 거짓 진술했다가 나중에 진술을 번복했다"라며 "새벽 2시 13~16분 사이에 조카가 사망했다는데, 신고는 23분에 했다. 추락에서 신고까지 최장 10분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납득할 만한 대답이 듣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 "경찰은 유품이라며 추락 현장에 있던 목걸이와 파손된 휴대전화를 돌려줬다"며 "현장에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도 왜 B씨의 일방적인 진술만으로 조카가 스스로 추락했다고 결론 내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씨는 "사건이 공론화되자 경찰은 목걸이와 휴대전화 등을 다시 수거해갔다"며 "C씨가 조카의 죽음에서 자유로울 수 있냐. C씨는 장례식장에 찾아오지 않았고, 지금까지 사과 한마디도 없는 상태"라고 분노하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지난 7일 부산진구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성이 추락해 숨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최초 신고자는 숨진 여성의 전 남자친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피해자가 남자친구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해왔다는 유족과 지인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또한 스토킹 피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디지털 포렌식 조사도 벌이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