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간적으로 결별하려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이 21일 한 위원장을 직접 만나 비대위원장직에서 물러나 달라는 윤 대통령 뜻을 전달했다는 것은 한 위원장이 이를 인정하면서 기정사실화됐다.
채널A 21일 보도에 따르면 이날 만남엔 이 비서실장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주류 인사도 함께했다. 이들은 한 위원장에게 비대위원장직에서 그만 물러나라는 대통령실과 여당 주류 측 의중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채널A는 “실제 윤 대통령은 어제(20일) 일부 참모들과 모인 자리에서 ‘한 위원장이 자기 정치용 사천할 거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이대로는 총선을 치르기 힘들다는 뜻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여권 관계자는 채널A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과 한 위원장이 정치적 결별이 아닌 인간적 결별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본다"라고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문제, 김경율 비대위원 서울 마포을 출마에 대한 한 위원장의 대응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한 위원장과 정말 결별하려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22일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 출연해 대통령실이 한 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한 것을 두고 "기획"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을 잘 아는 모 인사가 나에게 '이 비서실장을 (한 위원장에게) 보낸 건 약속 대련'이라고 이야기하더라"라며 이처럼 말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속된 말로 혼내거나 (한 위원장에게) 싫은 소리를 할 일이 있으면 전화하거나 텔레그램으로 문자를 보내면 되는 것"이라며 "굳이 이 실장을 보내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고 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 위원장 쪽에 힘이 쏠리는 모양새로 끝을 내려고 할 것"이라며 "자기들 딴에는 약속대련"이라고 말했다. 총선에서 한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대통령실과 한 위원장이 갈등을 기획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아무리 싸우는 척해도 (한) 중국집에 (번호가 다른) 전화기가 두 대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YTN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결별은 너무 앞서 나간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서로 인간적인 관계를 맺어왔는데 이런 일로 하루아침에 결별할 수는 없는 것이다. 더구나 사적 관계가 아니잖나. 두 분이 무슨 감정이 있다고 해서 이렇게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