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설이 불거진 가운데, 현직 5선 의원이 소신 발언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최근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상민(대전 유성구을) 의원은 22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강펀치'에 출연해 "(이번 갈등의) 직접적인 최대 피해자는 윤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좀 자질구레한 싸움은 높은 사람이 손해"라며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뭔가를 하려면 (다가오는 4·10) 총선을 이겨야 한다. 이렇게 되면 이기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을 향해 "상황을 잘 보셔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만약 한 위원장이 사퇴한다면 국민의힘은 풍비박산 난다"며 "윤 대통령도 (그런 상황에) 국정을 제대로 끌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몇몇 의원들이 윤 대통령 편든다고 한 위원장을 비판한다면, 속된 표현으로 '윤 대통령을 엿먹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날 "제일 충신은 한동훈"이라며 한 위원장과 앞서 나눴던 대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 임기 동안 국정을 잘 펼쳐나가기 위해서는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1당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 4월 10일까지 인생을 던졌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한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전하며 "(한 위원장의) 진실한 제1의 마음은 '윤 대통령의 국정을 뒷받침하고 보호하겠다는 생각'이라는 점을 대통령이 믿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법조인 출신인 이 의원은 2003년 정계에 입문, 제17·18·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입성 당시엔 열린우리당(민주당계) 소속이었으나, 18대 총선에선 보수성향 정당인 자유선진당으로 적을 옮겨 출마했다. 19대 총선을 앞두곤 다시 민주통합당(민주당 전신)에 입당했고, 그 후로 쭉 민주당 자리를 지켰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3일 민주당을 탈당, 지난 8일 국민의힘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번 이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에는 한 위원장이 일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더팩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입당 제안은 김기현 전 대표 시절부터 있었다. 그런데 국민의힘도 사정이 있지 않았나. 비상대책위원회가 들어서고 자리를 잡으면서 시간이 좀 걸렸다"고 언급, "지난 6일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만나 1시간 남짓 서로 속 깊은 얘기를 하며 의기투합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한 위원장이 충북에서 '왼쪽, 오른쪽을 가리지 않고 건건별로 맞는 답을 찾겠다'고 한 말이 인상 깊었다. 한 위원장이 내세운 '격차 해소'에도 크게 공감했다. 한 위원장은 광범위한 분야에서의 격차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또 이재명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즉각 혐오·폭력 행위에 대해 단호하고도 엄중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런 세 가지 부분이 제가 지향하는 가치와 맥이 닿았다. 그래서 저는 '어느 당의 이름이 붙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하자', '마침 한 위원장이라는 뜻이 맞는 사람이 있으니 할 수 있겠다' 생각하고 갔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당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에 관한 견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여당은 국민이 대통령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그래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가 좀 바뀌었으면 좋겠는데 그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 만약 제가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말을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