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일본을 찾은 외국인 10명 중 3명이 한국인일 정도로 일본이 한국인의 인기 여행지로 굳어진 가운데 온라인에서 때아닌 일본 여행 주의보(?)가 켜졌다. 혼슈 중부 이시카와 강진에 따른 여진이나 쓰나미 우려 때문이 아니다.
21일 구독자 7만여 명의 여행 유튜버 '재호캉스' 채널에 '일본 여행 중 빈대 나오는 호텔에 투숙했다'는 영상이 올라왔다.
유튜버는 일본 오사카 최대 낙후지역인 아이린 지구를 찾았다. 일본답지 않게 길가에 쓰레기 더미가 쌓여있고, 노숙자들이 공원에 진을 치고 있는 것이 전형적인 슬럼가 풍경이었다.
그래도 유튜버는 나름 외관이 깔끔한 호텔의 에어컨이 장착된 1인용 실에 묵었다.
야밤에 노숙자들과 대화를 나누느라 오전 4시에 숙소에서 취침한 유튜버는 고작 2시간 뒤에 눈을 떴다. 자다가 가려워 잠이 깬 거였다. 뭐가 물었는데 '빈대는 아니겠지'하고 다시 수면을 취했다.
5분 후 라이트를 켜고 다시 확인했다. 이불 위에서 후다닥 도망가는 빈대 한 쌍이 발견됐다. 매트리스 밑 다다미 위에는 빈대 떼 흔적이 있었다.
"일본에, 선진국에 왔는데. 첫날부터…"라며 짜증이 난 유튜버는 화장실로 달려가 목과 팔 등 물린 부위를 찬물로 씻으며 가려움을 가라앉혔다.
그는 "꼭 가난한 지역이라 빈대가 출몰한 것도 아니다. 일본에서 비즈니스호텔은 이런 구조가 꽤 있을 거다"고 투덜댔다.
1층 카운터에 직원이 없는지라 유튜버는 스트레스 만땅인 채로 호텔 밖으로 나가 하염없이 시간을 때웠다.
오전 8시 반이 돼 호텔에 복귀한 그는 직원에게 빈대를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컴플레인을 제기했지만, 직원은 "크기적으로 빈대가 아니다. 빈대는 더 작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튜버는 "빈대가 피를 많이 빨면 커진다"고 설명했고 직원은 마지못해 수긍했다.
모텔 측의 무성의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유튜버가 하루 더 묵겠다며 빈대 없는 방으로 옮겨달라고 요청하자 직원은 "짐에 빈대가 들어갔을 수 있어 안된다"고 거부했다. 유튜버는 "빈대가 여기서 나왔는데 그 빈대 때문에 다른 방으로 못 옮겨준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유튜버는 옥신각신 끝에 전날 숙박비를 환불받는 조건으로 철수했다.
한편 한국과 프랑스에 이어 '빈대 공포'가 일본에도 퍼지고 있다. 최근 재팬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도쿄와 오사카 지역 빈대 발생 신고율이 급증하면서 빈대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