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남성의 배우자에게 불륜 관계를 의심받자, 폭행을 한 여성이 법정에 섰다.
부산지법 형사3단독 송호철 판사가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A씨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고 법조계는 지난 21일 전했다.
해당 사건은 지난해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A씨는 기혼 남성인 B씨의 집 거실에 함께 있다가, B씨의 아내 C씨가 귀가하는 인기척을 듣고 안방 장롱 안에 숨었다.
이후 C씨는 장롱에서 나온 A씨를 보고 두 사람의 불륜 관계를 의심했으며, A씨의 목과 어깨 부분을 밀치면서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막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A씨는 주먹으로 C씨의 어깨를 때리거나 양손으로 몸을 밀었다. 또 책을 휘둘러 C씨 왼손에 멍이 들게 했다.
이 일로 C씨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폭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C씨의 진술에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병원에서 발급받은 상해진단서가 신빙성을 뒷받침한다는 것이 법원 측 설명이다.
남편인 B씨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아내가 계속 A씨를 못 나가게 하자, A씨가 거실에서 아내의 어깨를 주먹으로 여러 차례 때렸다. 그리고 양손으로 밀었고, 손에 쥔 책을 휘둘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법원은 "A씨가 초범이고, 피해자의 상해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다. A씨가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경위에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은 A씨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A씨가 용서받지 못한 점은 부리한 정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지난 19일에는 외도한 남편을 살해하고, 남편의 외도 상대에게 흉기를 휘두른 50대 여성이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조사 결과, 이 여성은 남편과 내연녀가 오랜 기간 이어오던 불륜 관계를 정리한 줄 알았다가, 두 사람이 다시 만나 고액의 해외여행 경비를 결제한 것을 알고 분노해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해당 사건에 대해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해 엄한 처벌이 필요하고 피해자들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두 아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