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리스트인 스피드스케이팅 중장거리 간판 김민석(24)이 헝가리로 귀화 절차를 밟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국가대표 자격 정지를 받은 상황에서 헝가리대표팀 한국인 코치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20일 빙상계 관계자의 말을 빌려 "김민석이 쇼트트랙 선수인 문원준과 함께 헝가리 귀화를 추진하고 있다. 헝가리 측과는 합의가 끝났다"고 보도했다.
김민석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그러나 2022년 7월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음주운전 사고를 내 물의를 빚었고, 그해 8월 대한빙상경기연맹 스포츠공정위원회로부터 자격정지 1년 6개월 징계를 받았다. 지난해 5월 재판에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아 대한체육회로부터 2년의 국가대표 자격정지 처분이 내려졌다.
김민석의 국가대표 자격정지 징계는 내년 5월에 종료된다. 2025년 10∼11월에 열릴 예정인 2025~2026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할 수 있고,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도 나설 수 있다.
김민석이 귀화를 선택한 배경은 훈련 환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 팀인 성남시청과 계약 만료 후 오랜 기간 무적 상태로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헝가리 빙상 대표팀을 지도하는 한국인 지도자인 이철원 코치가 귀화 제의를 해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은 귀화 절차를 마무리하면 헝가리 대표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 헌장에 따르면 한 선수가 국적을 바꿔서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기존 국적으로 출전한 국제대회 이후 3년이 지나야 한다. 김민석은 2022년 2월 18일에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1000m 경기가 마지막 국제대회 출전이었다.
빙상은 과거에도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 귀화를 선택한 예가 있다. 쇼트트랙 금메달리스트인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과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각각 러시아와 중국으로 떠났다.
빅토르 안은 2014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 좋은 조건을 제시받아 귀화했고, 올림픽 3관왕에 올랐다. 린샤오쥔은 후배 선수의 바지를 내린 사건으로 1년 징계를 받은 뒤 중국행을 택했다. 이후 강제추행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중국 귀화를 마친 뒤였다. 린샤오쥔의 경우 3년이 지나기 전에 귀화해 2022 베이징 올림픽엔 출전하지 못했다.
김민석이 헝가리 귀화를 확정할 경우 올림픽 메달 획득으로 받는 경기력향상연구연금이 끊기고 상당한 비판 여론을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