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2경기째 '선제골→실점'…허술한 위기관리 능력

2024-01-20 23:30

바레인전 이어 요르단전도 '선제골 이후 실점' 패턴 반복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이 터지자 황인범과 손흥민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이 터지자 황인범과 손흥민이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허술한 위기관리 능력과 거친 대인 방어를 극복하지 못하는 개인기 부족이 자칫 요르단전 첫 패배를 부를 뻔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0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앞서 요르단과 역대 전적에서 3승 2무를 기록 중이었던 태극전사들은 후반 추가시간에 들어갈 때까지 1-2로 끌려가 패색이 짙었지만, 극적으로 상대 자책골이 나와 겨우 비길 수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은 23위로 요르단(87위)을 크게 앞선 터라 낙승이 예상됐지만 종료 휘슬이 불릴 때까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경기였다.

클린스만호는 전반 25분 정도까지만 경기를 지배했을 뿐 이후로는 요르단의 강한 전방 압박과 측면 공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며 허둥대는 모습을 보여줬다.

출발은 한국이 좋았다. 전반 9분 만에 손흥민(토트넘)이 자신이 유도한 페널티킥을 선제골로 만들면서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손흥민이 상대 문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있다. /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손흥민이 상대 문전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앞서가는 상황에서 추가골을 노렸지만 패스 워크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고,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드리블 도전도 요르단 수비수의 견제에 제대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요르단은 한국 선수가 드리블로 공세를 시작하려고 하면 어김없이 반칙으로 흐름을 끊는 작전으로 김을 빼는 데 주력했다.

요르단의 전략에 고전한 대표팀은 전반 중반부터 상대 공세에 슈팅을 허용하더니 그 이후로는 주도권을 내주고 위기를 자초했다.

전반 35분께부터 연속 코너킥을 허용한 대표팀은 결국 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알아인)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동점을 허용했다.

지난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동점골을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나갔던 한국은 요르단을 상대로도 선제골 이후 동점골을 허용하는 패턴을 되풀이하며 최악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요르단은 전반 추가시간 역전골까지 터트리며 경기를 1-2로 뒤집었다.

상대 역습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슈팅을 허용했고, 수비수에게 맞고 나온 세컨드 볼까지 요르단 선수에게 빼앗기며 실점했다.

한국으로서는 지난해 3월 우루과이 평가전 이후 처음 멀티골을 내주는 아쉬운 장면이었다.

한국은 전반전 동안 코너킥 숫자에서 요르단에 1-5로 밀렸고, 슈팅은 8-8로 같을 정도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한국이 요르단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역전골을 허용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 요르단과 한국의 경기. 한국이 요르단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역전골을 허용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은 후반전 선수교체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고,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풀백 김태환(전북)을 비롯해 홍현석(헨트), 오현규(셀틱), 정우영(슈투트가르트) 등 젊은 공격 자원을 잇달아 투입한 한국은 후반전 '침대 축구'의 유혹에 빠진 요르단을 압박한 끝에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즈베즈다)의 슈팅이 상대 수비수 발에 맞고 굴절돼 '극장 동점골'이 되며 패배를 벗어났다.

요르단(승점 4·골 득실 +4)과 비기면서 16강 진출을 조기 확정하는 데 실패한 한국(승점 4·골 득실 +2)은 이제 25일 '김판곤호' 말레이시아를 상대해야 한다.

말레이시아는 FIFA 랭킹 130위로 E조 최약체로 꼽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초반부터 상대를 압도하고 다득점에 성공해야 '16강의 꽃길'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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