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8일 당내 '86'(80년대 학번·60년대생 학생운동권) 용퇴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화) 운동한 게 잘못한 것도 아니고 잘라야 할 이유인가"라면서 "잘라야 할 586에 대한 정의도 정해진 게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586은 86의 다수 연령대가 50대이던 시절 쓰던 용어다.
그는 웃으며 "나도 586인데"라며 "다만 그 586 정의에 해당하지 않긴 하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4·10 총선 승리 기준에 대해 "우선은 원내 1당, 151석이다. 우리의 목표는 되게 절박하게 51% 하는 것"이라며 "'내 편이냐, 네 편이냐'는 그다음 문제다. 전쟁터에서 '네가 빵 먹고 내가 밥 먹을래'가 중요하나 이기는 게 중요하지"라고 강조했다.
당내 비명(비이재명)계가 '조기 통합 선대위'를 띄우고 공천까지 맡기자고 주장하는 데 대해선 "주어진 권한 이상으로 행사하면 안 된다"며 "시스템으로 보장돼있는데 그걸 벗어나서 하면 안 된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 통합 방안과 관련해 "모든 선거는 갈등이 있다. 시끄럽지 않게 할 수가 없다"며 "혁신과 통합은 대척점에 있어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하다. 혁신하지 않아도 지고 원심력이 작용해도 져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부 비명계 현역 의원 지역구에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불거진 '자객공천' 논란에 대해선 "자객공천은 '언어도단'"이라며 "지금 공천을 했나. 공정하게 경쟁을 붙이는 건데 왜 자객공천이라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비명계에 대한 멸칭인 '수박' 등 막말 논란에는 "요즘은 많이 괜찮아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선거제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건 없지만 명분과 실리가 일치하지 않는데, 가능한 한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며 "혼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이해관계가 많이 엇갈려서 어떤 게 옳다 나쁘다 할 수 없다"고 했다.
현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그대로 출마하느냐고 묻자 "지역구 의원이 지역구 그대로 나가지 어디 가나. 통상적 기준과 절차에 따라 생각해달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의 검증에서 탈락한 인사들에 대해선 "진짜로 아닌 사람들을 거른 것"이라며 "보면 부적격 사유가 살벌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소위 친명계라 불리는, 나랑 가까운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이 떨어지지 않았나. 마음이 아프지만 당 대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게 많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가까우니까 공천해 준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저열한 것"이라며 "저와 가깝다고 해서, 아니 저와 가깝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저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클린'하면 아무것도 안 한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묻자 "그 사람에 대해 내가 평가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그…"라며 얘기를 꺼내려다 "아니다. 말 안 하겠다"라고 했다.
그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이 대표가 인천 게양을에서 지역구를 바꾸면 따라겠다'고 했다는 질문에 대해선 "나를 왜 따라오느냐.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낙연 전 대표 등 탈당 세력에 대해서도 "제가 그분들에 대해서 평가하는 거는 적절치 않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