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천 일대에서 천연기념물인 원앙 200여 마리가 출몰했다. 국내에 집단으로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6일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은 SNS를 통해 "'새 박사님'이란 별칭으로 친숙한 윤무부 박사님에게 중랑천 용비교 하부 용비쉼터 인근에 천연기념물인 원앙이 한 무리로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화합과 사랑의 상징인 원앙이 성동구에 무리를 지어 나타났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알렸다.
이를 처음 발견한 윤무부 조류학 박사는 "옛날부터 서울에 한두 마리씩 원앙이 나타나기는 했지만, 이렇게 집단으로 나타난 적은 없었다"며 "용비교 밑에 찾아오는 원앙이 얼마나 희귀하고 아름다운지 알리고 싶다"고 전했다.
원앙은 기러기목 오릿과에 속하는 조류로,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327호로 지정돼 있다. 암수 한 쌍이 항상 같이 생활해 과거부터 '금실이 좋은 새'로 알려져 왔다. 주로 한국, 일본 같은 동아시아에서 서식하며, 전 세계에 약 2만 마리 정도 남아 있다.
이번에 발견된 원앙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과거 천수만 등 국내 주요 철새도래지와 서울 중랑천, 경기 안양천, 김포 장릉저수지, 사천 와룡저수지 등에서 집단 월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5일에도 제주 조천읍 한 골프장 연못에서 원앙 무리가 발견됐다.
2018년에는 뜻밖의 장소에 원앙이 나타나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 남동쪽 오리 연못에 수컷 원앙 한 마리가 등장한 것이다.
당시 조류관찰자가 운영하는 '맨해튼 새 경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 소식이 전해지며 센트럴파크에는 원앙을 보기 위한 이들로 북적였고, 외신에서도 '록스타 오리'라며 크게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