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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가 다쳐서, 택시비 좀…” 모르는 할머니한테 돈 빌려준 여성이 겪은 일 (+반전)

2024-01-18 14:16

미용실에서 1만 원 빌린 할머니
며칠 뒤 찾아와 똑같은 수법으로…

급한 사정을 호소한 할머니에게 돈을 빌려줬다가 허탈함만 돌려받은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져 눈길을 끌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가상의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가상의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글쓴이 A 씨는 16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지난 토요일 미용실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 염색을 하러 미용실에 갔다가 겪은 일을 소개했다.

A 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13일 오후 1시쯤 친한 동생이 운영하는 미용실을 찾아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있었다. 이때 70대로 보이는 한 할머니가 갑자기 미용실 안으로 들어왔고, "택시비 1만 원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미용실 자료 사진 / maroke-Shutterstock.com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미용실 자료 사진 / maroke-Shutterstock.com

이 할머니는 A 씨 등에게 평소 손주와 둘이 지내는데, '손주가 다쳐 병원에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는지, "수술하려면 보호자 동의서에 사인을 해야 한다더라. 얼른 병원에 가야 하는데 택시비가 없다"고 호소했다. "1만 원만 빌려달라"고 부탁한 할머니는 "(병원에 갔다가) 이따 오후 4시쯤 꼭 돈을 갚으러 오겠다"는 약속도 했다고 한다.

당시 미용실 안에는 A 씨 지인인 미용실 주인과 A 씨뿐이었고, 어딘가 미심쩍었던 지인은 '안 된다'는 눈치를 보냈으나, A 씨는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한다. 나이 든 어르신이 설마 손주를 팔아 거짓말을 할까 싶어, 결국 만 원짜리 한 장을 할머니 손에 쥐어드린 것으로 전해졌다.

지갑 자료 사진 / Lvivjanochka Photo-Shutterstock.com
지갑 자료 사진 / Lvivjanochka Photo-Shutterstock.com

이후 돈을 건네받은 할머니는 자리를 떠났고, 머리를 마무리한 A 씨는 미용실 주인인 동생에게 "할머니가 돈을 안 주면 어쩔 수 없지만, 가져다주면 맛있는 거 사 먹어라"라는 말을 남기고 귀가했다고 한다. 약속한 시간이 한참 지났지만, 할머니는 미용실에 나타나지 않았다.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통해 가상으로 구현한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를 통해 가상으로 구현한 이미지 / MS Bing Image Creator

그런데 사흘이 지난 16일, 할머니가 다시 미용실을 찾았다고 한다. 혹여 늦게라도 빌린 돈을 갚으려 방문한 것인 줄 알았으나, 기대와 달리 할머니는 뜻밖의 말을 꺼냈다.

미용실 문을 열고 들어온 할머니는 "손주가 다쳐 병원에 있다", "얼른 병원에 가봐야 하는데 택시비가 없다", "택시비 1만 원만 빌려달라"는 둥 며칠 전과 같은 얘길 했다고 한다. 미용실 주인은 할머니를 그냥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전화로 동생에게 이 같은 상황을 전해 들은 A 씨는 "'만에 하나 진짜면 어쩌지'라는 생각과 안쓰러움 때문에라도 나중에 또 그런 어르신을 보면 또 당할 것 같다. 씁쓸하다"라며 허탈한 감정을 토로했다.

A 씨 사연을 접한 네티즌은 "잘하셨네요. 저 같아도 그냥 만 원 없는 셈 치고 드렸을 거 같아요", "좋은 일 했다고 생각하고 잊어버리세요", "커피 한 잔 사드리고 싶네요...", "저까지 씁쓸해지네요", "토닥토닥하고 지나갑니다. 맘 푸세요..."라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home 김혜민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