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채팅에 빠져 육아는 뒷전인 고딩엄마의 사연이 많은 시청자를 울컥하게 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MBN 예능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이하 고딩엄빠4)에 지적장애 3급을 판정을 받은 청소년 엄마 서유선과 그의 모친이 등장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유선이 19살에 아이를 낳게 된 사연과 그와 모친 사이의 심각한 갈등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졌다. 모친은 "(방황하는) 딸을 마지막으로 붙잡고 싶어서 나오게 됐다"라며 "나는 할 만큼 했다. 이 상태라면 딸을 포기할 것 같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날 서유선은 지적장애 3급 판정을 받은 데다 16개월 딸마저 단장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유선은 어린 시절 어린이집 학대 사건으로 함구증(말을 거의 하지 않거나 부모 또는 가족만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말하는 증세)을 앓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학창 시절 학교 폭력을 당하며 함구증 증세가 더 악화됐다. 심지어 우울증도 생겼다.
고3 때에는 친부가 세상을 떠나며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취를 하던 중 오픈 채팅을 통해 한 남자를 만났고 동거를 시작했다. 이들의 동거는 곧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았다. 남자친구는 수시로 주취 폭행을 했으며 서유선에게는 생각지도 못한 생명이 찾아왔다.
이들은 혼인신고를 한 뒤 약 한 달 뒤 이혼했다. 서유선은 "남편의 막말을 견디지 못해 이혼했다"라고 털어놨다. 비극은 끊이지 않았다. 서유선은 "(이혼 후) 나중에 전남편이 내 명의를 도용해 대포 통장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경찰을 통해 들었다"라고 고백해 모두를 경악게 했다.
서유선과 모친의 갈등은 이혼 이후부터 서서히 심해졌다. 모친을 향한 서유선의 반항은 날이 갈수록 잦아졌고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상황 속에서 손녀인 하영이를 돌보는 건 거의 모친의 몫이었다. 모친은 사실상 하영이를 독박 육아하고 있었다. 서유선은 모친이 아침 일찍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 이불에서 꼼짝하지 않고 핸드폰만 바라봐 출연진의 답답함을 자아냈다. 박미선은 "답이 없네"라며 혀를 차기도 했다.
모친이 출근하자 딸과 단둘이 남은 서유선은 그제야 간단한 집안일을 하며 아이를 돌봤다. 이때 화면에 다소 의문스러운 장면이 잡혔다. 딸 하영이가 제대로 걸어 다니지도 못할뿐더러 체구도 또래보다 훨씬 작았던 것이다. 심지어 엄마와 소통을 거의 하지 않아 언어 발달 수준도 매우 뒤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하영이의 이런 모습은 생후 3일 만에 판정받은 '단장 증후군' 때문이었다. 하영이는 단장 증후군 판정을 받은 뒤 영양분 흡수를 제대로 못 해 16개월이 됐는데도 100일 된 아이 수준의 발육 상태를 가지고 있었다.
서유선은 딸을 돌보면서도 손에서 핸드폰을 놓지 않았다. 오픈채팅 때문이었다. 결국 퇴근한 모친에게 잔소리를 들은 서유선은 친구를 만나러 집을 뛰쳐나갔다.
결국 제작진의 권유로 전문의를 찾아간 모녀는 충격적인 결과를 듣게 됐다. 서유선은 매우 심한 우울과 불안 증상을 보이고 있었으며 모친도 스트레스 지수가 극에 달한 상태라는 것이었다.
집에 돌아온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을 내려놓고 솔직한 대화를 시도했다. 전문의의 "지금 이 순간,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입을 열지 않았던 서유선은 엄마에게 "혼자 속으로 삭이다 보니 뭐가 힘든지 모르겠다"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방송은 "엄마에게 미안하고 다시는 실망시키기 싫다"라고 털어놓으며 마무리됐다.
이날 게스트로 함께한 권오중은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의 아빠로서) 하나의 팁을 주자면 유선이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공감 형성이 될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엄마의 마음도 편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