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여성 집에 정체를 숨긴 이가 개똥 테러를 하고 사라졌다.
담당 경찰은 바쁘다는 핑계로 수사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TBC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은 서울 구로구의 한 빌라에 혼자 사는 여성 A 씨가 최근 겪은 오물 테러 사건을 지난 16일 소개했다.
A 씨가 보내온 영상을 보면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장갑까지 낀 사람이 오른손에 개똥으로 보이는 것을 들고 A 씨의 현관문 앞에 다가선다. 이어 A 씨 현관문 손잡이와 도어락 등에 개똥을 칠한 후 유유히 사라진다.
지난달 17일과 22일 두 차례나 오물 테러를 당했던 A 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재물손괴를 적용하기도 어려울 것 같다며 소극적인 대응을 했다.
결국 A 씨는 CCTV를 설치해 지난 12일 스마트폰으로 해당 장면을 목격했다.
곧바로 친구와 함께 집에 가 오물을 치우던 A 씨는 아랫집 쪽에서 큰 소리의 욕설을 들었다. 깜짝 놀라 아랫집으로 내려가 보니 CCTV 스피커를 통해 음성이 나오고 있었다.
A 씨는 아랫집 문을 두드렸지만, 개 짖는 소리만 들릴 뿐 사람은 나오지 않았다.
A씨는 총 세 번 신고를 했지만, 사건 담당 형사는 바쁘다는 이유로 A 씨에게 연락 한 번 하지 않은 상황이다.
양지열 변호사는 "아직은 아랫집 사람이 범인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럼에도 합리적인 근거는 있다. 3년 전에 이사 온 아랫집이 창문을 온통 암막 커튼으로 가려 놓고, A 씨가 지나갈 때마다 스피커로 욕설을 한다는 거다. 내용에 따라서 협박이나 모욕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성문 변호사는 "재물손괴가 안 된다는 경찰이 이해가 안 된다. 감정적으로 쓰기 힘든 것도 재물손괴에 해당한다. 심하면 스토킹이 될 수 있는 범죄에 경찰이 바쁘다고 넘어갈 사건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