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인 부부의 신혼집에 몰래 침입한 여성이 경찰에 입건됐다. 이 여성은 남성과 수년간 성관계 파트너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6일 경찰에 따르면 노원경찰서는 30대 여성 김 모 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 씨는 사실혼 관계인 30대 남성 A 씨와 여성 B 씨가 살던 신혼집에 지난해 2월부터 여러 차례 무단으로 침입한 혐의를 받는다.
신혼집에 침입한 김 씨는 싱크대, 인터넷 공유기, B 씨가 그린 그림 등 집안 물건을 무단으로 촬영했다. 이후 지난해 3월부터 촬영한 사진을 B 씨의 SNS로 전송했다.
또 지난해 4월에는 B 씨 뿐만 아니라 B 씨 지인들에게도 사진을 보냈다. 김 씨는 익명으로 개설한 SNS 계정에 해당 사진들을 게시하기도 했다.
김 씨의 정체가 드러난 건 지난해 5월이다. 당시 김 씨가 보낸 SNS 메신저에 B 씨가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신고하겠습니다"라고 답장하자 김 씨는 자신을 A 씨와 함께 일하는 간호사라고 밝혔다.
김 씨는 "모든 게 술에 취해 벌어진 일"이라며 "신혼집에 들어간 것, 집안 사진을 찍은 것, SNS 계정을 만들고 메시지를 보낸 것 전부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고 해명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B 씨는 김 씨를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남편인 A 씨가 막았다. A 씨는 "병원에 안 좋은 소문이 날까 두렵다"라며 "8월에 결혼식이 끝난 뒤 신고하자"라고 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B 씨가 "둘이 무슨 사이인데 신고를 막느냐"라며 의심하자 A 씨는 "아무 사이 아니다"라며 "당신이 의부증에 걸린 것 아니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B 씨 주장에 따르면 해당 대화 이후 경찰 신고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A 씨는 폭언, 폭행 등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B 씨는 지난해 6월 임신한 뒤 김 씨를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꾸준히 이야기했지만 A 씨는 B 씨에게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하거나 B 씨의 목을 조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B 씨는 지난해 8월 아이를 유산했다.
김 씨는 지난 11일 마침내 경찰에 신고됐다. B 씨 측에 따르면 신고 이후 김 씨는 자신과 A 씨가 2019년부터 성관계 파트너였으며 A 씨 결혼 생활을 파탄내려고 꾸민 일이라고 실토했다.
현재 A 씨와 B 씨는 이혼 소송 중이다. B 씨는 "이혼 소송이 끝나면 A 씨를 폭행죄로 형사 고소할 것"이라고 매체에 밝혔다.
이후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남편이 같은 수술방 간호사랑 성관계 파트너였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자신이 해당 사건 속의 B 씨라고 주장했다.
그는 "내 얘기가 기사화될 줄은 꿈에도 몰랐네"라며 "제목처럼 남편은 여자 친구가 있었던 기간에도 계속 저 간호사랑 파트너 관계였더라고. 나를 만나면서 결혼 생활하는 동안에도 콘돔, 비아그라까지 먹어가면서 그랬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알게 된 경위는 성관계 파트너였던 간호사가 남편이랑 같이 살던 신혼집에 들어와서 내 물건 사진을 찍고 남편 전 여친 이름으로 인스타 계정 만들어서 나랑 내 친구들한테 사진이랑 팔로우 보내서 알게 됐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엄마한테 알렸더니 외과 파트는 의사랑 간호사랑 원래 그럴 수 있다면서 나한테 의부증이라고 하더라. 세상 살기 무섭다"라며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인 거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