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외계+인 2부’에 매긴 정말 냉정한 평점

2024-01-16 11:05

이동진 “SF의 그림자가 영화의 빛을 덮었다”라면서...

이동진 영화평론가 / 뉴스1
이동진 영화평론가 / 뉴스1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외계+인 2부’에 매긴 평점이 영화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동진은 지난 14일 자신의 블로그에서 “이번 주 개봉작을 포함한 신작들에 대해 한줄평과 별점을 올린다”라면서 ‘외계+인 2부’ 평점을 공개했다.

‘외계+인 2부’ 포스터
‘외계+인 2부’ 포스터

이동진은 “SF의 그림자가 영화의 빛을 덮었다”란 평과 함께 ‘외계+인 2부’에 별점 2개 반(5개 만점)을 부여했다. 앞서 이동진은 ‘범죄도시3’에 별 3개를 준 바 있다.

이동진의 별점은 평소 박한 별점을 내놓기로 유명한 영화평론가 박평식이 매긴 것과 같다. 박평식은 ‘엎질러진 물 다시 담기’란 평과 함께 역시 2개 반을 매겼다.

다른 영화인들의 별점은 다음과 같다.

김형석(★★★☆) - 1부에서 던져진 떡밥이 회수되며 스펙터클의 파티가 펼쳐진다. 이야기의 정밀함보다는 장르적 쾌감에 치중한 <외계+인> 프랜차이즈는, 2편을 통해 비로소 의도했던 ‘재미’를 완결한 셈. 특히 시간대를 넘나들며 캐릭터들이 집결해 만들어내는 액션 시퀀스의 설계는 최동훈 감독 특유의 장기를 잘 살린 부분이다. 굳이 1, 2부로 나누지 않고 한 편으로 압축했다면 어땠을지 아쉬움이 남는다.

이은선(★★★) - 외형적으로는 무협 액션과 SF를 뒤섞고, 내적으로는 해학적 태도를 갖춘 ‘한국형 어벤져스’. 그간의 작품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의 개별 장기와 팀플레이를 능수능란하게 그려냈던 감독의 장기는 전편보다 2부에 이르러 두드러진다. 시공간을 쉴 새 없이 넘나들며 수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각각의 캐릭터성과 매력을 두루 다루는 솜씨가 여전하다. 이리저리 흩어졌던 퍼즐이 맞춰지는 쾌감 역시 확실히 챙긴다. 아쉬운 점도 분명하다. 애초에 그다지 복잡하지 않은 세계관 속에서 트릭만을 거둬들이는 구조는 약간의 피로감을 동반하고, 슈퍼 히어로 영화에 익숙해진 관객의 눈에 액션의 고유성은 희미할 듯하다. 다만 다양한 시도를 하나씩 밟아가며 발전해 온 한국영화의 2000년대를 떠올릴 때, 재미와 대중성을 향한 이 거대한 프로젝트는 새로운 하나의 이정표가 될 만하다.

이지혜(★★★) - 세계관을 설명하고 납득시키려다 서사의 정체구간에 빠져 버렸던 1부와 달리 2부는 불필요한 추를 걷어내고 바로 클라이맥스로 직진한다. 현대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가 분명한 이안(김태리)을 중심으로 검객 능파(진선규)가 새롭게 얽히면서 무협 액션은 더욱 강화되었고, 1부에 비해 코미디의 타율도 높아졌다. 특히 삼각산의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의 기여도가 높다. 고려에 있을 때는 능숙한 도술로, 현대로 넘어와서는 새로운 문명과 불화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여전히 2022년의 어벤져스식 세계보다 고려의 도사 시대가 더 매력적이지만 전편에 비해 두 세계의 밸런스도 한층 맞아 들어갔다.

정시우(★★★) - 1~2부 동시 제작이라는 점에서, 1부에서 제기된 단점 중 태생적으로 안고 가야 하는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가령, (마블의 향기 가득 머금은) 기시감 넘치는 SF 설정과 디자인. 다시 봐도 개성 없다. ‘호’보다 ‘불호’가 많았던 하이브리드(혼종) 컨셉도 무를 수 없으니 가져가야 하는 운명. 이런 상황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바꿀 수 있었던 건 편집하다 남은 재료를 다시 모아 뒤섞어 보는 것이었을 텐데, 완성 편집본만 52개라는 감독의 말마따나, 편집에 들인 노동의 흔적이 역력하다. 신과 신 사이 흐름이 다소 거칠었던 1부와 비교하면 정돈이 잘 돼 있고, 세계관 설명에 할애하면서 깎아 먹었던 재미 역시 떡밥 회수를 통해 어느 정도 되살린다. 이러거나 저러거나, 이 프로젝트의 명과 암은 미공개된 나머지 51개 편집본이 증명하는 게 아닐까 싶다.

정유미(★★☆) - <외계+인> 2부는 1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애쓴 티가 역력하다. 복잡한 이야기와 구조를 간결하게 정리하고 편집에 역점을 두었다. 그렇다고 해도 기발한 상상력을 독창적인 작품으로 매끄럽게 풀어내지 못한 본질적 문제까지 해결하진 못한다. 여전히 과도한 설명과 반복되는 장면, 산만한 전개, 캐릭터들의 부조화가 걸림돌이다. 오히려 하이브리드 장르의 과감함과 실험 정신을 뚝심 있게 밀어붙였다면 좋은 의미에서 ‘괴작’으로 남을 수도 있었을 테다. 안타깝게도 눈치를 살피느라 우왕좌왕하다가 성취의 기회를 놓치고 만다. 2부에서 기대한 새로운 캐릭터의 활약이나 2부 만의 진기한 볼거리가 미미한 점도 큰 아쉬움이다.

김철홍(★★★☆) - 함께 리듬타긴 쉽지 않지만, 언젠가 다시 만나고 싶은 세계

유선아(★★☆) - 어수선해도 환영할 만한 장르 종합 선물 세트

이용철(★★☆) - 모두가 조증 증후군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