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부모를 둔 20대 후반이 쓴 글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나 97년생이고 부모님이 81년생인데 나보고 서운하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얼마 전에 대학교 때 알바하던 영화관에 갔다. 당시 매니저가 아직도 그 지점에서 일하고 있어서 얘기하는데 아빠가 눈치 없이 꼈다"며 "아빠라고 하니 당연히 놀라더라. 왜냐면 81년생이라 27살의 자녀를 둔 부모로 안 보이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내가 70년생이고 동안이라고 둘러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근데 아빠가 영화관에서 나와서 하는 말이 '너한테 참 속상하다. 언제까지 날 부끄러워할 거냐'고 그러는데 기가 막혔다. 자기 연민이 가득하다"며 "뭐 졸업식에도 못 오고 학교 행사도 못 가고 이런 얘기도 했다. 내가 오지 말라고 했다. 그때 오히려 할머니, 할아버지가 부모처럼 보였다. 누가 20대 초중반 부모를 자랑하고 싶어하냐"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아빠가 대학교를 졸업했는데 졸업식에 와서 사진 찍자고 한 적이 있다. 내가 기겁해서 안 간다고 그랬는데 그 얘기를 아직까지 꺼낸다"며 "정말 우리 아빠는 창피란 걸 모르는 것 같다. 나 고등학교 때 아빠가 33살이었다. 하교할 때 매일 시간 맞춰 데리러 왔는데 어느 날은 밖에서 기다리면서 'ㅇㅇ아' 하고 이름을 불렀다"고 말했다.
글쓴이는 친구들에게 오해를 사게 한 아빠를 원망했다. 그는 "젊은 남자가 하교 시간에 고등학생 부르면서 차 태우러 오니까 주변 애들이 다 쳐다봤다. 난 아직도 그게 상처다. 날 생각하긴 한 걸까 싶다"며 "말이 33살이지 당시에는 20대 후반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됐다. 어릴 때 자식 낳고 키운 게 뭐 대단하고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자기 연민에 빠져 있는 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딸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 키워준 건 고맙지만 미성년자일 때 자식 낳은 부모가 자랑은 아니지 않냐",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 수 있으니 조심했어야 했다", "부모님 나이가 너무 어리면 그럴 수 있지 않을까", "입장 바꿔 생각해 보면 답이 나온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들은 "아빠 나이를 껄끄러워하기보다 경멸하는 것 같아서 보기 안 좋다", "그 나이에 큰 결심을 하고 낳아주고 키워줬는데 저렇게 말을 하다니", "아무리 그래도 부모님인 건 변하지 않는다", "부모님이 상처받는 건 생각 안 하는 건가", "오히려 글쓴이가 자기 연민이 가득하다" 등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