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얼을 좋아하는 백혈병 환아를 위해 동서식품이 '컵 시리얼'을 출시한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8일 한 네이버 블로그에 '동서식품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은 순식간에 '더쿠' 등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며 많은 화제를 모았다.
글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지난해 감염 위험으로 시리얼을 좋아하면서도 마음 편히 먹지 못하는 환아의 엄마에게서 '컵 시리얼을 만들어 줄 수 있느냐'는 전화를 받은 뒤 컵 시리얼을 출시했다.
동서식품은 제품 출시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소비자에게 안부 전화를 걸어 아이의 상태를 물으며 컵 시리얼을 보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글을 작성한 글쓴이는 자신을 지난해 2월 백혈병 진단을 받은 아이의 엄마라고 소개했다.
글쓴이는 "사실 2023년 2월 1일 진욱이의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한 달을 집중 치료를 하고 퇴원을 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백혈병 아이들은 음식 조절을 해야 하고 평상시 먹던 음식도 감염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다 살균 소독을 해야 한다. 우유도 멸균 과자도 진공포장 제품만 먹어야 하는데 한 번 개봉하면 2시간이 지나면 먹을 수가 없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진욱이는 코코볼과 콘푸라이트를 너무 좋아하는데 대용량만 있었고 심지어 항암을 하니 많이 먹지도 못하고 먹고 남은 과자는 오롯이 가족의 몫이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대용량은 감당하기 어려워 혹시나 하고 2월 28일 동서식품 고객 상담실에 전화를 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전에는 몰랐던 백혈병 아이들, 소아암 아이들의 상황을 설명하고 혹시 다른 회사 제품처럼 컵 제품으로 만들어 줄 수 있는지 물어봤다. 상담원분께서 의견을 전달해 준다고는 했지만 바로 피드백은 오지 않아서 잊고 지냈다"라고 했다.
몇 달이 지나 글쓴이 가족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동서식품에서 글쓴이 가족의 의견을 수렴한 것인지 컵 시리얼 3종을 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글쓴이는 "설마 이렇게 제품으로 출시될 거라고 생각 못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다행히 마음 놓고 사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했다"라며 "갑진년 새해 1월 4일 모르는 번호로 온 전화…동서식품이었다. 작년 2월 28일 주신 전화 의견을 수렴해서 전화드린다고…진욱이는 어떤지 걱정해 주시면서 제품을 보내준다고 했다"라며 감동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진욱이에게 필요해서 문을 두드렸고 그 문을 열어줬고 또 손까지 잡아준 동서식품! 고맙습니다"라며 감사함을 표했다.
글쓴이는 동서식품에서 컵 시리얼과 함께 보내준 편지도 공개했다. 편지에는 "저희 제품을 맛있게 먹고 그 기쁨을 나눠 주시는 OOO과 자녀분께 큰 감사의 말씀 드리며 갑진년 새해에는 꼭 자녀분께서 쾌차하셔서 세상의 다양한 음식과 행복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한 해가 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다음은 동서식품에서 글쓴이 가족에게 보낸 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