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마당에서 오토바이를 훔치려다 실패하자, 불을 지르고 도망간 1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90대 노모와 60대 아들이 한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11일 뉴스1 등에 따르면 서천경찰서는 전날 오전 3시 31분쯤 충남 서천군 화양면 금당리 한 가정집에서 방화 사건과 관련해 방화 혐의로 10대 A 군을 이날 붙잡았다.
사건 당시 A 군은 피해자 B(93) 씨의 집 마당에 있던 오토바이를 훔치려다 시동이 걸리지 않자, 오토바이에 불을 지르고 도망쳤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과 경찰 등은 약 40분에 불을 껐으며, 방화를 의심하고 수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A 군이 범행을 저지른 집 마당으로 침입해 오토바이를 끌고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마을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 딱 잡혔다.
영상 속 A 군은 오토바이 시동을 걸고 도주하려 했다. 하지만 오토바이가 작동하지 않자, 다시 오토바이를 끌고 마당으로 들어갔다. 이어 그는 오토바이에 불을 지르고 약 30분간 지켜보다가 불이 주택으로 번지자, 이내 자리를 떴다.
다행히 불을 목격한 이웃 주민이 불이 난 집안에서 자고 있던 B 씨와 B 씨의 아들 C(64) 씨를 깨우고 대피시켜 인명피해는 없었다. 다만 해당 사고로 주택 일부분과 오토바이가 불에 탔다.
경찰은 "추적 4시간 20여 분 만인 오후 7시 49분쯤 인근 마을에서 거주 중인 A 군을 붙잡았다"며 "A 군의 방화 동기 등 수사를 마친 후 구속 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이후 B 씨와 C 씨의 안타까운 상황이 KBS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해졌다.
C 씨는 "지난해에도 여기를 왔다 갔다 하는 애들이 있었다. 조금 어린애들이 오토바이를 훔쳐 가는데도 그냥 보냈는데 올해 이런 상황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보도에 따르면 B 씨와 C 씨는 각각 치매와 폐섬유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으며, 현재 이웃 친적 집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