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서 독감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호흡기 질환이 급증하자 정부가 병원, 약국 등 의료기관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다시 의무화했다.
9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더 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인 정부는 10일부터 의료기관 마스크 착용 의무를 재적용한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지난 2년간 공공장소·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했다. 지난해 7월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종식을 공식 선언하면서 의료기관 내 착용 의무를 없앴다.
하지만 최근 호흡기 질환자가 크게 늘면서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자 6개월 만에 이를 다시 꺼내 든 것이다.
앞서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는 지난달 "다양한 바이러스성·세균성 호흡기 병원체가 몇 달간 계속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플 때는 집에 머물고, 의료 기관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WHO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 사례는 1400만 건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약 12만 2000명이다.
모니카 가르시아 스페인 보건부 장관은 마스크 착용이 "효과적이고, 상식적이고, 과학적 증거에 입각한 방법"이라며 "대중도 이를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마스크 착용은 권고사항에 그쳐야 한다며 정부 조치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자치 정부는 이미 의료 기관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공표했지만, 강력히 반대하는 곳도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스페인은 지방정부가 의료 관련 책임을 맡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중앙정부의 개입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