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선 의원 출신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4·10 총선 출마를 시사했다.
김 전 대표는 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그동안 나라 걱정하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고 인사했다.
그는 "제가 여론을 들어보니 '국회를 몽둥이찜질하고 싶다', '국회가 만악의 근원', '정치가 나라를 망치고 있다'는 정도의 여론이 지금 형성돼 있더라"라며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국가의 미래 비전에 대응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만나면 싸움질하고, 회의장 안에서 피케팅을 하니 국민들이 실망해서 정치를 완전히 지금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현상을 보고 '과연 우리 정치가 이렇게 타락해서 되겠는가', '국회가 타락해서 되겠는가', 그런 고민과 걱정을 하다가 '나라도 나서서 질서를 바로잡아야 되겠다' (는 결심이 섰다.) 질서를 바로잡는 방법이 몇 가지 있는데, 지금은 고민 중에 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 내 벌어지는 일련의 상황들에 관해 진행자인 김현정 앵커와 두루 이야기를 나누며 총선 출마 의지를 드러내는 식의 발언을 여러 차례 했다.
이에 김 앵커가 "정치를 멀리서 바라보고만 있자니 답답해서, 속이 터져서 일단 마이크 앞에서 내 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했다. 거기에다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면 총선 출마를 하실 수도 있는 거냐?"고 묻자, 김 전 대표는 "우리 당(국민의힘)의 당헌당규가 상향식으로 돼 있다. 이 원칙은 지켜야 한다. 원칙이 깨지게 되면 옳지 못한, 정의롭지 못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이어 "정의롭지 못한 일이 벌어지는데 그것을 가만히 보고 있는 것도 부정"이라며 "6선 의원까지 했는데 저는 공천을 두 번 못 받았다. 지금 와서 선수 한 번 더 다는 게 저한테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퇴보하고 있는 정치, 민주주의가 지금 퇴보하고 있는 이런 타락한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서 역할을 해야 되겠다는 결심이 굳혀져 가고 있는 그런 과정에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확실 시 했다.
김 앵커가 "'굳혀져 가고 있는 과정' 정도면 사실상 (출마의 뜻을) 굳힌 거 아니냐?"고 재차 묻자, 김 전 대표는 "마지막 수순이라는 게 있다. 통보할 때 통보를 하고 또 지역에 가서도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유권자들에게 한번 상의하는 그런 과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정치라는 건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를 들은 김 앵커가 "몇 년 전쯤에 김 전 대표님이 '70세 이후에는 선출직 안 나서겠다'고 한 것 기억하시냐? 그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설명을 하실 거냐?"고 하자, 김 전 대표는 "그것 때문에 지금 결심을 지금 좀 망설이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때는 국회의원 6번 하면 그만해야지, 그만하고 또 70세 넘으면 가정으로 돌아가야지 (생각했다) 오랜 시간을 공인 생활을 하면서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다. 인생의 행복이라는 게 가족과 많은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게 제일 큰 행복이라는 걸 비로소 깨달았고 그래서 가정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정치가 급격하게 더 나빠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제15대~20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대표는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2대 대표 최고위원 출신으로, 당시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로 꼽혔다.
그러나 당내 계파 갈등,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참패 등을 거치며 유력 후보군에서 사실상 제외됐다. 21대 총선에 불출마하며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그는 2022년 윤석열정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자리에 내정됐으나, 스스로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계 복귀 의사를 두고 "70살 먹고 표 달라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정치 은퇴를 선언하는 듯한 발언을 해 이목을 끌었다.
1951년생으로 올해 72세인 김 전 대표는 현재 국민의힘 상임고문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