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모인 8만 방문객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초유의 사태를 빚어 놓고 부산 수영구가 또 '드론'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갑작스럽게 취소됐던 '광안리 드론쇼' 문제 원인도 아직 명확히 파악 못한 상황에서 다시금 행사를 개최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우려를 낳고 있다.
부산 수영구가 드론 600대를 동원한 드론쇼를 오는 6일 진행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부산CBS를 통해 5일 전해졌다. 새해 첫 날인 지난 1일 자정 광안리 일대에서 열기로 했던 '광안리 M 드론라이트쇼- 2024년 카운트다운'(광안리 드론쇼)이 실패로 돌아간 지 닷새 만이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수영구는 공연을 연기하고 같은 날 오후 7시로 일정을 변경했고, 이 때문에 공연을 보기 위해 장시간 기다렸던 광안리 해수욕장에 모인 전국 각지 방문객 약 8만 2000명(수영구 추산)은 허탈함을 안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재개된 공연도 통신 오류로 예정보다 20분 늦게 시작됐다.
문제는 수영구는 아직 이날 사태에 대한 정확한 조사를 마치지 못했다는 거다.
수영구 설명에 따르면 주최 측은 야외 공연에 띄울 드론을 무선 통신(5㎓ 대역의 와이파이 주파수)을 통해 연결해 놨으나, 일부 채널 신호가 불안정해 총 2000대 드론 중 200대 정도를 투입할 수 없게 됐고, 결국 당시 공연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예행연습 때는 드론이 잘 작동했는데, 행사 직전 인파가 몰리면서 해당 와이파이 주파수 점유율이 올랐고, 이 때문에 기기 간 전파 간섭이 일어나면서 통신 오류가 발생한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추정일 뿐, 정확한 조사를 통해 얻은 결과는 아니다.
수영구 측은 부산CBS에 "중계기 등 기기를 확장해야 하는지, 통신 기술을 보강해야 하는지 등을 전혀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인파가 몰리면서 발생한 문제라고 추정은 하지만 정확한 원인인지도 검증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어 "현재 업체에서 통신 오류 경위에 대해 세부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이번 주 안으로 업체 관계자와 만나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학 교수 등 드론 관련 전문가 3~4명을 자문단 위원으로 위촉한 상황으로, 이르면 다음 주 중으로 자문단 구성도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탓에 이렇다 할 재발 방지 대책도 당연히 세우지 못한 상황이다.
이 와중에 강행하는 드론 공연이 정상적으로 열릴 수도 미지수다. 행여 드론이 추락하는 등 사고로라도 이어지면 관람객 안전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탓에 이렇게 공연을 진행하는 게 맞느냐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제신문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광안리 해수욕장에서는 드론 추락 사고로 드론쇼 현장을 찾은 관광객이 다치는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1월 열린 '2023년 카운트다운' 드론쇼 당시에는 센서 이상으로 드론 2대가 추락했는데, 1대는 바다에 떨어졌지만, 나머지 1대가 해수욕장 인근으로 추락하면서 관람객 1명이 발가락을 다쳤다.
같은 해 8월 진행된 드론쇼 때도 드론 1대가 관람객이 모인 곳으로 추락하면서 30대 남성 1명, 40대 여성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때 드론 추락 원인도 통신 장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