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어머니가 딸의 머리가 바리캉에 밀린 채 구조됐다는 호소 글을 올려 주목을 받고 있다.
네이트판에 지난 3일 '딸의 머리가 바리캉에 밀린 채 구조됐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딸 A씨가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뒤 바리캉으로 머리가 밀렸다는 것.
A씨 모친은 "엽기적이고 충격적인 범행을 저지르고도 가해자는 우리 딸이 원해서 한 짓이라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며 "대형 로펌에서 변호사 3명을 선임했다. 이 변호사들은 공판 날에는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딸에게 입에 담기도 힘든 질문들을 3시간 넘게 하며 2차 가해를 저지르고 있다. 가해자가 저지른 범죄가 마땅히 엄벌에 처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주장했다.
자세한 사건 경위도 전했다. A씨 모친은 "지난 2023년 7월 11일 딸에게서 살려달라는 문자가 왔다. 연락을 받자마자 경찰과 구급대에 신고를 했고 딸이 구조됐다. 구조됐을 당시 딸아이의 몰골은 처참하기 그지없었다"며 "머리는 바리캉으로 밀려 엉망이었고 수십 대를 맞은 몸은 여기저기 멍 투성이였다. 가해자는 딸을 감금하고 얼굴에 소변을 누고 딸에게는 강아지 배변 패드에 소변을 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해자는 딸에게 '우리 집은 돈 많고 너는 돈 없으니까 빵빵한 변호사 써서 길게 살아봐야 1년, 2년이다. 경찰이 오던 부모가 오던 난 너 끝까지 따라가 죽일 거다. 경찰이 너 보호 못 해준다'는 말을 비롯해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상스러운 말들로 딸을 모욕하고 협박했다"며 "딸을 처음 발견했던 소방관은 '사람이 이렇게 공포감에 질린 경우는 처음 봤던 것 같다'고 했다. 부모로서 더 일찍 알아차리지 못한 죄책감이 들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키 190cm가 넘는 가해자로부터 수십 차례 폭행과 협박, 상상을 초월하는 엽기적인 행각을 당했다. 딸이 그걸 모두 겪었다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딸은 살아있지만 살아있지 않은 상태로 지금을 버텨내고 있다"며 "가해자 부친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이게 지금 사람을 죽인 사건도 아니고 도둑질도 아니라 기사에 날 만큼 흉악범은 아니'라고 했다. 기사에 날 만큼 흉악범이 아니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노했다.
끝으로 "가해자가 1~2년 살다가 나와 우리 딸을 다시 찾아올까 봐 너무나 불안하고 살아갈 용기가 나지 않는다. 가해자 측 변호사들은 '이미 벌어진 일을 어떻게 하겠냐. 노여움을 풀어 달라'고 했다. 본인들의 딸에게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노여움이란 표현을 쓸 수 있는지 묻고 싶다"며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는 것밖에 없기에 싸움을 시작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엄벌에 처해진다는 것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 글은 17만 조회 수를 돌파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형사1부(박옥희 부장판사)는 지난해 9월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특수협박, 감금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김 모(25) 씨의 첫 재판을 열었다.
검찰은 김 씨가 지난해 7월 7일 경기 구리시 내 한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 A씨(20)를 감금한 뒤 여러 차례 강간하거나 때리면서 숫자를 세게 하고 바리캉으로 머리를 잘랐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김 씨는 A씨 얼굴에 소변을 누거나 침을 뱉고 알몸 상태로 무릎을 꿇게 하는 등 고문 수준의 가혹 행위를 한 혐의도 공소 사실에 포함됐다.
당시 김 씨 측 변호인은 "공소 내용 대부분 사실과 다르다"며 "A씨가 스스로 오피스텔에 머물러 감금이 아니고 합의해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며 폭행 일부만 인정했다.
김 씨는 A씨와 1년 6개월가량 교제했으며 A씨의 적금을 해지해 오피스텔을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김 씨가 잠든 틈을 타 부모에게 '살려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구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