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9시 45분께 경기도 평택시 고덕산업단지 내 삼성반도체 제4공장(P4) 복합동 신축 현장에서 일하던 50대 근로자가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이날 사고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A씨가 배관 연결 작업을 위해 이동하던 중 7m 아래로 떨어지면서 발생했다.사고가 난 건물은 총 9층 규모로, 삼성엔지니어링이 시공을 맡아 현재 공사 중이다.
숨진 A씨는 건물 내 복층 구조로 된 6층에서 일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공장 특성상 바닥에서 천장까지의 높이가 13m에 달할 정도로 높았는데, A씨는 이 중 7m 높이에서 배관을 설치하는 일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의 한 근로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A씨는 바닥이 소위 낭떠러지인 '끝 단부구간'에서 일을 하다가 사고를 당했다"며 "단부구간 1m 이내 작업 시에는 2개의 안전고리를 생명줄에 결착해야 하는데, A씨가 고리를 걸지 않은 것인지, 걸었는데 풀린 것인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A씨는 추락 후 심정지 상태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전 10시 20분께 끝내 숨졌다.
사고 발생 직후 삼성반도체 내 자체 소방대가 현장에 출동했으며, 이후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소방당국의 공조 요청을 받아 현장으로 나가 사고 경위를 조사했다.
경찰은 공사 현장 관계자들에게 관리 감독 소홀 등의 문제가 있을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입건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A씨 추락 당시 현장에 있던 동료 작업자들이 사고를 목격했다"며 "사고 지점을 비추는 CCTV가 없어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안전 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은 공사 금액이 50억원 이상이어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사업장에서 근로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경영책임자를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고용노동부는 경기지청 광역중대재해수사과, 평택지청 산재예방지도과 근로감독관을 급파해 사고 내용 확인 후 작업 중지 조치를 했다.
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 즉시 조사하고, 위법 사항이 발견될 경우 엄중 조처하기로 했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사고가 발생한 P4 복합동은 물론 평택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1만여 명을 퇴근토록 조치하고, 내일까지 업무를 중단키로 했다"며 "노동부 조사에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