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한의사가 환자를 아주 적은 시간 동안 진료하고도 보험금을 탔다가 재판을 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 서수정 판사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 A(52)씨에게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2월부터 4월까지 교통사고 입원환자 B씨에게 한방물리요법인 도인운동요법 치료를 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자동차보험 진료수가 명세서를 제출했다.
그리곤 치료비 명목으로 보험회사로부터 11차례에 걸쳐 54만 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도인운동요법은 환자를 치료대에 올리는 것부터 전반적인 상태 평가, 치료, 치료 후의 재평가까지 모든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라며 "B씨에게 도인운동요법을 실시했으므로 보험금을 편취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 판사는 "국토교통부의 한방물리요법 진료수가 및 산정 기준을 보면 도인운동요법은 통증이나 장애가 나타난 근육과 척추, 관절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해당부위에 10분 이상' 실시한 경우로 정하고 있다"며 "도인운동요법 진료수가는 환자의 신체 부위에 10분 이상 운동을 실시한 경우에 한해 산정해야 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B씨는 '한의사가 다른 사람의 목과 허리를 만지는 것은 봤지만 나는 그와 같은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 '침 치료 과정에서 한의사가 통증 부위를 만져보고 침을 놓는 정도의 촉진만 했는데 그 시간은 약 5초 이내였다' '입원치료 기간 중 병원의 안내에 따라 도수치료실로 1회 들어갔다가 진료를 받지 않고 그냥 나왔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B씨가 침술 부위 확인을 위한 촉진을 넘어 도인운동요법을 받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법원은 "A씨의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된다"며 벌금 100만 원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