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하던 여성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폭행해 징역 20년을 확정받은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피해자를 보복하겠다고 협박하고 모욕해 또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협박 등), 모욕, 강요 혐의로 이 씨(31)를 기소했다고 지난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월 같은 호실에 수용된 유튜버에게 출소하면 '돌려차기 사건'을 방송해 달라며 "탈옥 후 A씨(피해자) 집에 찾아가 보복하겠다", "피해자도 보복 가능성을 알고 있어야 한다" 등 보복성 발언을 한 혐의를 받는다.
유튜버는 출소 후 방송 인터뷰에서 이씨의 보복성 발언을 알렸다. 해당 내용은 A씨에게 전달됐으며 A씨는 극심한 불안에 떨어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구치소 내에서 동료 수감자에게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A씨를 비하하는 발언을 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씨가 구치소 호실 내에서 일상적인 어조보다 높은 목소리를 내 다른 호실까지 들리도록 하는 이른바 '통방'의 방법으로 인접 호실 수감된 수용자들에게 B씨를 모욕했다고 보고 있다.
또 이 씨는 수용 태도도 상당히 불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씨는 동료 수감자에게 "방을 깨겠다" 등 발언으로 협박해 3차례에 걸쳐 총 14만 원 상당의 접견 구매물을 반입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방을 깬다'라는 말은 같은 호실을 사용하는 수용자가 규율을 위반했다고 신고해 호실 내 수용자 모두가 조사 대상이 되도록 하는 수용시설 내 은어다.
검찰은 이 씨가 재판이 진행 중인 전 여친 협박 혐의 사건에 이번 사건을 병합해 재판해 달라고 청구할 예정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범죄로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음에도 보복 범행 등을 한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 씨는 지난해 5월 22일 오전 5시께 부산 진구 서면에서 귀가하던 여성 피해자를 쫓아간 뒤 오피스텔 공동현관에서 때려 살해하려 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당초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으나 이후 피해자 청바지에서 이 씨의 DNA가 검출되며 추가 증거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2심 재판부는 이 씨가 무방비 상태였던 피해자 A씨의 머리 부분을 의도적·반복적으로 가격했고 외관상 분명히 위중한 상태였던 A씨에게 성폭력을 행사한 점에서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씨는 범행 당시 정신과 약을 복용하고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도 지난 9월 징역 20년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