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문정희가 삼십년지기인 이선균을 떠나보내며 남긴 글이 여럿의 마음을 울리고 있다.
문정희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친구를 잃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선균은) 19살에 만나 거의 30년이 된 친구"라며 "어떤 모습이어도 서로 응원하며 힘이 돼줬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사망 비보에 문정희는 "죄책감과 분노가 교차로 치민다"며 허탈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 모든 것에서 자유하길... 평안하길... 그리고 행복하길 기도한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를 본 네티즌은 오랜 친구를 잃은 슬픔에 빠진 문정희를 위로, 함께 아파했다.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안타깝고 화가 치미는 마음을 동감합니다", "정말 어떠한 표현으로도 말할 수 없는 슬픔과 아쉬운 마음입니다", "너무 슬픕니다. 슬프다는 말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어서 더 슬픕니다", "가슴이 먹먹합니다. 가족과 친구들, 동료는 더 큰 슬픔 속에 계시겠지요... 좋은 사람은 왜 항상 가장 빛날 때 먼저 데려가는지...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모두의 평안을 빕니다", "편안히 잠드시길..."이라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연극원 1기 94학번 동기인 문정희와 이선균은 절친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문정희가 대학 졸업 후 어려운 시기를 겪으며 연기에 대한 회의를 느낄 때 이선균이 그의 손을 끌어줬다는 일화는 방송을 통해서도 공개된 바 있다.
문정희가 2021년 MBN 예능 프로그램 '더 먹고 가'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그는 대학 졸업 후 작품 오디션에 지원했다가 수백 번의 고배를 마셨다. 어떤 때는 캐스팅이 됐다가 불합리한 이유로 번복되기도 했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는 프랑스로 도피 유학을 떠났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현지에서 지냈다고 한다. 그토록 열망했던 연기를 포기할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다 잠시 한국에 들어왔을 때 동기인 이선균의 전화 한 통을 받으면서 그의 인생은 달라졌다.
당시 '록키 호러 픽쳐 쇼'라는 뮤지컬에 출연 중이었던 이선균이 '상대 역할 자리가 비었다'며 캐스팅 제안을 해왔고, 처음엔 부담감 탓에 거절했던 문정희는 '와서 꼭 하면 좋겠다'는 이선균의 부탁에 마지못해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때만 해도 공연 끝나고 다시 프랑스로 돌아갈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첫 공연 날 무대에 오른 문정희는 꽉 찬 관객석과 사람들 환호에 가슴 뭉클함을 느꼈다. '내가 왜 무대를 떠났지?'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고, '연기하고 싶잖아. 근데 왜 프랑스에 가 있니?'라며 스스로 되물었다고 한다.
문정희는 당시 일을 회상하며 "무대에 오르는 순간 울면 안 되는 장면인데 너무 눈물이 났다. 그리고 다시는 나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않겠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도망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선균처럼 저를 도와주는 많은 분이 있었기에 지금의 좋은 에너지가 만들어진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한편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진 지난 10월부터 경찰 조사를 받아 온 배우 이선균은 27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이선균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에 차려졌다. 연예계 동료들이 찾아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들어줄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