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선균이 마약 투약 의혹에 휩싸인 지 69일 만에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가운데 한 네티즌이 쓴 글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 네티즌은 2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선균이 왜 못 버티고 극단적 선택을 했냐고 하는 사람들 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선균은 강남 유흥업소 여실장 A씨에게 협박 당하고 3억 5000만 원을 뜯겼다. 그래서 경찰에 신고했더니만 오히려 마약 범죄자 취급을 당했다. 또 경찰 조사를 받기도 전에 언론에 보도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마약 간이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자 정밀 검사를 하자고 했다. 정밀 검사에서도 음성이 나오자 다리털을 뽑자고 했다. 다리털로도 음성이 나오자 무게가 모자란다고 다시 검사했다. 그래도 음성이 나오니 신종 마약은 검출이 안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을 거치는 사이에 출연 작품들의 공개 일정은 연기가 됐다. 광고도 끊겼고 위약금 이야기까지 나돌았다"며 "경찰 조사를 받을 때마다 경찰서 앞에 포토라인이 세워졌다. 밤샘 조사를 받고 나온 후에도 언론을 상대해야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또 이선균과 A씨를 둘러싼 사생활 관련 보도도 계속 나왔다. 경찰 조사 내용도 일부 기사로 생중계되다시피 했다"며 "이선균이 사망한 당일 아침에도 빨대를 사용해 마약을 코로 흡입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이걸 어떻게 버티냐"고 덧붙였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갑론을박을 펼쳤다. 이선균의 마약 투약 논란과는 별개로 사생활 보도까지 나온 건 지나쳤다는 의견과 애초에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이들은 "마약 투약 혐의 관련해서 제대로 된 증거가 나오기도 전에 여론 심판을 받은 셈", "마약 투약 고의성에 대해 부인하며 억울하다고 했는데 이 과정이 너무 적나라하게 보도됐다", "아직 재판 결과가 나오기도 전인데 가혹했다" 등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이들은 "애초에 마약과 불륜 등을 하지 않았다면 이런 구설에 휘말릴 일이 없었을 것 같다", "이선균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범죄를 옹호해서는 안 된다", "무슨 행동을 했으니까 A씨에게 협박을 당한 거 아니냐", "마녀사냥을 당한 것도 사실" 등 댓글을 남겼다.
앞서 A씨는 이선균에게 '해커에게 협박 받고 있다'며 3억 5000만 원을 요구했다. 이미 마약 전과 5범인 A씨는 또다시 마약을 하다 전 남자친구 B씨에게 들켰고 B씨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나서자 돈을 구하기 위해 이선균에게 거짓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경찰은 A씨가 이선균에게 일방적으로 보낸 문자만 보고 마약 투약 혐의로 입건했다. 이에 이선균은 A씨가 건넨 게 마약이 아닌 수면제인 줄 알고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며 줄곧 억울함을 드러냈다.
A씨의 증언 외에 별다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경찰로서는 자백을 받아내지 못하면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를 입증하기 어려워진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이선균은 마약간이시약검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모발 100가닥 정밀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A씨의 말만 믿고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찰은 "내사 단계에서 사건이 알려져 증거 확보가 쉽지 않았다"고 책임을 회피했지만 정확한 증거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선균의 실명을 언급해 치명타를 줬다는 비난만 커졌다.
이선균은 27일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세워진 차량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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