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은 학력에 따라 혼전임신하는 비중이 다르다.
최근 고려대 세종캠퍼스 김근태 교수는 '경제와 사회' 2023년 여름호에 '저출산 시대의 혼전임신 현황과 사회경제적 결정요인'이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통계청 '인구 동향' 조사 자료가 활용됐다.
또한 혼전임신의 현황과 변화 추이를 파악했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21년도 가족과 출산 조사'를 이용해 혼전임신의 결정요인을 분석했다.
이번에 사용한 '가족과 출산 조사'는 전국 700개 조사 지역구에서 추출한 9999가구에 거주하는 19∼49세 성인 1만 4538명에 대한 분석을 시행한 것이다.
다만 출산 관련 질문은 여성들에게만 적용했다.
김 교수는 "혼인 건수와 혼전임신 비율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으나 교육 수준별로는 고졸 여성이 가장 높은 혼전임신 비율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혼전임신'이란 각 임신이 시작된 시점을 결혼 시점과 비교해 측정한 것이 아니라 '첫 번째 출산' 시점이 '첫 혼인' 시점으로부터 7개월 이내에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특히 2010년 이후 고졸 여성과 대졸 여성의 혼전임신 비율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2021년 현재 교육 수준별 혼전임신 비중은 고졸 여성의 26.6%, 중졸 여성의 24.1%, 대졸 여성의 14.0% 등으로 고졸 여성의 혼전 임신 비율이 가장 높았다.
1997년에는 고졸 여성의 8.9%, 중졸 여성의 6.1%, 대졸 여성의 5.7%가 혼전임신을 했다.
1990년대 후반 고졸 여성과 대졸 여성의 혼전임신 비중 차이는 3.2%P에 불과했으나 2010년대 들어서면서 그 격차가 증가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12.6%P까지 커졌다.
2021년에는 전체 출생아의 16.0%가 혼전임신으로 태어났다.
이번 연구는 기혼여성 5846명(설문조사 시점까지 임신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 545명, 혼인 후에 임신을 경험한 여성 4056명, 혼전임신을 경험한 여성 1245명)의 사례를 최종 분석에 사용했다.
혼인 6개월 전 동거인 구분에 의하면, 임신 형태와 상관없이 응답자의 3분의 2 이상은 부모와 동거했다.
혼인 후에 임신한 여성의 70%가 부모와 동거했던 반면, 혼전에 임신한 여성의 62%만이 부모와 동거했다고 답했다.
애인 또는 파트너와 동거하고 있었다는 응답은 혼전임신 여성의 4%였으나 혼인 후 임신 여성의 경우 1% 뿐이었다.
한편 20대 초반에 혼인한 여성들의 혼전임신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30대 후반 이후에 혼인한 여성 중 혼전 임신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김 교수는 "혼전임신이 '혼수'로 여겨지는 것은 사회적 통념상의 늦은 나이에 결혼하는 커플들에게만 해당하고, 이른 나이의 결혼에서 발생하는 혼전임신은 여전히 환영받지는 못할 수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