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프로풋볼(NFL) 역사상 가장 위대한 쿼터백이라는 평가가 뒤따르는 톰 브래디(46)가 드래프트 순번 거의 꼴찌에 가까운 6라운드 전체 199번으로 뽑힌 사실은 그의 '신화'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주는 장치다.
이번 시즌 NFL에는 아예 드래프트 꼴찌로 뽑히고도 패스 부문 선두권을 질주하는 쿼터백이 등장했다.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주전 쿼터백 브록 퍼디(23)가 그 주인공이다.
2022년 드래프트에서 7라운드 전체 262순위로 겨우 프로 무대에 입성한 퍼디는 팀 내 쿼터백이 줄줄이 부상으로 쓰러져 입단 첫해부터 주전으로 도약했다.
2년 차 시즌인 올해에는 쿼터백 패스 관련 6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며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정규시즌 17경기 가운데 14경기를 치른 퍼디는 터치다운 패스(29개), 패스 시도당 전진 야드(9.9), 인터셉트 당 터치다운 패스 비율(4.1), 패서 레이팅(119.0), 패스 당 터치다운 비율(7.6%), 패스 성공 당 획득 야드(14.2) 등 각종 쿼터백 패스 효율성 지표에서 순위표 꼭대기에 자리했다.
미국 CBS스포츠는 26일(한국시간) 퍼디가 NFL 역사상 최초의 '8관왕' 등극을 눈앞에 뒀다고 보도했다.
NFL 사무국이 따로 다관왕을 집계해 수상하는 건 아니지만, 이제껏 단일 시즌에 가장 많은 왕관을 썼던 선수는 2007년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에서 뛰던 브래디다.
브래디는 그해 7개 부문 1위를 차지했고, 브래디의 활약을 앞세운 뉴잉글랜드는 정규시즌 전승을 거뒀다.
현재 패스 성공률(69.8%)과 패스 야드(3천795)에서 2위를 달리는 퍼디가 남은 정규리그 3경기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한다면 패스 8관왕이라는 업적을 남길 수 있다.
퍼디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마이애미 돌핀스 쿼터백 투아 타고바일로아가 각각 패스 야드 4천214와 70.5%의 패스 성공률로 두 개 부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퍼디는 강한 어깨보다는 상대 의표를 찌르는 과감한 플레이가 돋보이는 선수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침착성과 경기를 읽는 눈은 프로 2년 차 선수답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퍼디의 활약과 함께 샌프란시스코는 11승 3패로 내셔널풋볼콘퍼런스(NFC) 서부지구 1위를 확정해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압도적인 개인 성적과 뛰어난 팀 성적까지 더해 퍼디는 유력한 리그 최우수 선수(MVP) 후보로 거론된다.
미국 현지에서는 퍼디가 샌프란시스코에 30년 만의 슈퍼볼 빈스 롬바르디 우승 트로피를 안긴다면 '제2의 브래디'로 공인받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