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새벽 32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 화재 사고와 관련해 사고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3층 거주자에 대한 주민들의 진술이 전해졌다.
소방 당국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전 4시 57분께 도봉구 방학동의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당국은 오전 5시 2분께 선착대가 도착한 직후 대응 1단계를 발령했으며 차량 57대와 인력 222명을 동원해 화재를 진압하고 주민 200여 명을 대피시켰다.
오전 6시 36분께 큰불을 잡았고 화재 발생 4시간여 만인 8시 40분께 완전히 껐다.
이 사고로 30대 남성 2명이 사망하고 주민 3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이런 가운데, 불이 난 3층 거주자인 70대 남녀 2명은 밖으로 뛰어내려 생명을 건졌다. 허리 통증과 연기 흡입에 따른 고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평소 이웃과 왕래가 별로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층에 거주하는 한 아파트 주민은 연합뉴스에 "직접 부딪혀본 적은 없지만 부부가 살고 있고, 자식들이 종종 오가긴 했으나 약간 은둔형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9월에 경매가 낙찰됐다는 말을 들었고 유리창에는 이것저것이 쓰인 종이가 붙어 있었다"면서 "경매가 낙찰됐으면 비워줘야 하는데 계속 지내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26일 합동 현장 감식을 할 예정"이라며 "3층 거주자인 70대 남녀는 병원 치료가 필요해 건강 상태를 보고 추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봉구청은 사고 수습 지원과 이재민 관리를 위해 현장에 통합지원본부를 꾸리고 주변 숙소에 임시 거주시설을 마련했다. 현재까지 피해 접수 규모는 17가구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