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새벽 도봉구 아파트 화재 사고로 아들을 잃은 부모가 절규했다.
사고 당일인 지난 25일 오후 8시, 서울 노원구의 한 대학병원 장례식장에는 임 씨(38)의 빈소가 차려졌다. 화재 최초 신고자이기도 한 희생자 임 씨는 가족들을 모두 대피시키고 난 뒤 미처 화재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해 안타까운 변을 당했다.
임 씨의 빈소에는 유족 4~5명이 황망함 속에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임 씨의 아버지는 영정사진 앞에서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오열했다. "같이 오지 그랬어…내가 죄인이다"라고 말하며 흐느꼈다.
임 씨의 어머니는 "아이고 분해라, 불쌍해서 어떡하니, 장가도 못 갔는데"라는 한탄과 함께 땅을 치며 울분을 터뜨리는가 하면 잠시 실신을 하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날 오전 4시 57분쯤 아파트 3층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위층으로 번졌다. 같은 라인 10층에 살던 임 씨는 화재를 직감하고 부모님과 동생을 깨워 대피시켰다.
가족을 먼저 구한 임 씨는 마지막으로 집을 나왔으나 11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연기 흡입으로 인한 질식으로 추정했다.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4시 57분쯤 화재 발생 신고를 접수하고 인력 312명과 장비 60대를 투입해 오전 6시 37분쯤 대부분의 불길을 잡고 오전 8시 40분쯤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이 사고로 임 씨를 포함한 30대 남성 2명이 사망하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한편, 경찰과 소방 당국은 3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도봉구 방학동 화재 사고 현장을 오늘(26일) 합동 감식한다. 도봉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도봉구 방학동 23층짜리 아파트의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3층 내부에서 합동 현장 감식을 통해 사고 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