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가 2024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선정했다
보훈부는 25일 ‘세계 속 독립운동’을 주제로 선정한 내년 1~12월 ‘이달의 독립운동가’ 총 38명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음달인 내년 '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됐다.
보훈부는 선정 이유로 “이승만은 1919년 상하이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 대통령을 역임했고, 주미외교위원부 위원장으로서 한인 자유대회 개최와 한·미 협회 설립 등 활동을 했다”고 설명했다.
내년도 이달의 독립운동가에는 이 전 대통령 이외에도 만주 정의부에서 활동한 김창환·이진산·윤덕보·김원식 독립지사(2월), 부산 일신여학교 학생들과 3·1운동을 함께한 호주인 마거릿 샌더먼 데이비스·이사벨라 멘지스·데이지 호킹(3월) 등이 선정됐다.
보훈부는 1992년 1월의 독립운동가에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한 김상옥 의사를 선정한 후 2023년까지 463명의 독립운동가를 선정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뚜렷한 독립 운동 행적에도 불구하고 사사오입 개헌, 3·15 부정선거, 4·19 혁명으로 인한 하야 등 대통령 재직 당시 불거진 부정적 논란으로 인해 선정되지 못하다가 이번에 이름을 올렸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대한의 독립과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수많은 독립영웅, 그리고 피와 눈물로 쓰인 독립운동의 역사를 조롱하는 만행"이라며 날을 세웠다.
최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은 반민특위를 빨갱이로 몰아서 친일파 청산을 방해한 자다. 3·15 부정선거를 감행하는 등 국민의 주권과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다 4·19 혁명으로 국민의 손에 끌어내려진 독재자"라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이달의 독립운동가' 선정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시대착오적 역사 인식'이라고 반박했다. 같은 날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시대착오적 역사 인식과 퇴행이야말로 수많은 독립 영웅들을 모독하고 독립운동의 역사를 조롱하는 만행"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