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회사 면접관이 입사 지원자에게 사적인 내용의 문자를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JTBC 시사 프로그램 '사건반장'은 19일 방송을 통해 취업 준비생 A 씨가 제보한 사연을 전했다.
제보자 A 씨에 따르면 그는 한 농업기술 관련 회사에 입사 지원을 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면접에 통과하면서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던 A 씨는 사정상 해당 회사에 입사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모르는 번호로 취업 관련한 문자 한 통을 받았다. "취업할 곳은 잘 정하셨느냐"는 내용의 문자였다.
A 씨는 이에 "문자 기록이 다 삭제돼서 이전 (대화) 내용 확인이 어렵다. 혹시 어디시냐"고 물었고, 상대편으로부터 "전에 클럽에서 만난 오빠예요"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상함을 감지한 A 씨는 문자 보낸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고, 그가 이전에 지원한 회사 면접관 중 한 명이었던 인사팀장이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A 씨는 업무상 알게 된 연락처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면접관의 행동은 적절치 않을뿐더러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라고 판단, 이 사안을 해당 회사에 즉각 알렸다고 한다. 앞서 입사가 불발됐을 당시에도 해당 면접관은 A 씨에게 "또 보고 싶었는데…"라는 문자를 보낸 바 있다. A 씨는 이때 불쾌감을 느껴 해당 면접관과 입사 논의 과정에서 주고받은 메시지를 통째로 지웠다고 한다.
문제가 커지자, 사적 문자를 보낸 면접관은 "지나치게 친근하게 다가간 것 같다. 근데 이런 친근함의 온도로 항시 다른 분들한테도 자주 사용하는 편이라서. 기분 안 좋았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용서를 구해본다"며 횡설수설 변명을 늘어놨다. 그러면서 "잘 취업했는지 안부 물어본다고 하다가 이렇게 됐다. 악의는 없었고 오지랖에 그런 거니 기분 한 번만 푸셨으면 한다"고 했다.
이 사연을 접한 백성문 변호사는 "(면접관의 행동은) 상대에게 엄청난 불쾌감을 주는 행위고, 말 그대로 갑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보자가 회사에 연락해 이 내용을 알렸더니, 오죽하면 '스팸 아니냐?'고 했다고 한다. 문자 캡처본을 전달하니 그제야 죄송하다는 사과를 받았고, 사실관계 파악 후 연락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면접관(인사팀장)이 그 후 사과 문자를 보냈는데, (내용을 보면) 사과가 아니라 변명"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면접자도 유사한 피해를 볼까 우려해 제보자가 용기 내 제보한 것"이라며 "회사 대표는 정식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건반장' 진행자인 양원보 JTBC 기자도 회사 측에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양 기자는 "이 면접관이 있는 데가 허접한 회사가 아니고 코스닥 상장사다. 회사 이름은 공개하지 않지만, (제보자가) 문제를 제기하니 그 회사 간부들이 죄송하다고 인사위원회 열어서 (문제의 면접관을) 징계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