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한국인 선수 중 최고 연봉으로 미국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취재진 기습 질문에 보인 반응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66억 원)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샌프란시스코와 계약을 맺은 이정후는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후드티에 야구모자를 뒤집어쓴 편안한 차림으로 입국장에 나타난 이정후는 빅리거다운 여유로운 미소로 취재진을 맞았다.
이 자리에서 한 취재진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모자 없어요?"라고 질문을 던졌다. 이정후는 수줍게 웃으며 "없어요"라고 답했다.
곧이어 "아빠(이종범 코치)는?"이라는 기습 질문에 이정후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아빠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그는 손을 내저으며 "아빠 없어요"라는 단호한 답변을 남겨 웃음을 자아냈다.
이정후 아버지 이종범 전 LG트윈스 코치는 아내 정연희 씨와 함께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입단식에 함께 참석했지만 이날 함께 귀국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정후는 이날 취재진 앞에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어머니의 헌신이 없었다면 내가 이렇게 클 수 없었다. 아버지가 선수 시절 해주지 못했던 것을 어머니가 다 해주셨다. 감사하다"며 "아버지에게도 감사드린다. 내가 무엇을 선택할 때마다 반대하지 않으시고 항상 저를 믿어주셨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역대 최고액으로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소감을 묻는 말에 "에이전트(스콧 보라스)가 해준 말이 기억난다. 에이전트는 '어렸을 때부터 운동한 것에 관한 보상을 받은 것이니 부담 느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부담보다는 기대가 크다"며 포부를 전했다.
2017년 KBO리그에 데뷔한 이정후는 7시즌 통산 타율 3할4푼, 1181안타, 65홈런, 515타점, 출루율 4할7리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지난 2021년 타격왕에 오른 데 이어 통산 골든글러브 5회를 수상하며 현역 KBO리그 최고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국내 최고 타자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입성한 이정후는 벌써부터 현지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MLB 닷컴은 지난 18일 '2024년 올 MLB 팀에 선정될 만한 선수 10명'에 이정후를 포함시켰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뛰어난 야구 혈통을 지닌 선수"라며 "이정후는 25세로 젊고, 수비도 뛰어나다. 그라운드 모든 곳에 공을 보내는 능력은 외야가 비대칭인 오라클파크에서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