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어려운 이웃에게 성금을 보내온 익명의 기부 천사가 올해 연말에도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수천만원의 기부금을 놓고 갔다.
19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50분께 모금회 사무국 모금사업팀장 전화기에 발신자 번호 표시 제한 전화가 왔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한 시민은 수화기 너머로 "사무국 앞에 성금을 두고 간다"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모금회 직원이 말한 곳으로 가보니 현금 5천925만6천320원과 손 편지가 담긴 상자가 있었다.
편지엔 "전쟁과 보릿고개를 겪으며 가난과 희생으로 현재 풍요함의 밑거름이 된 어르신들께 감사드린다"며 "1년간 모은 적금이 영세한 무료 급식소에 보조비로 사용돼 지역사회 어르신들의 배고픔과 고독사가 없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경남모금회 직원들은 돈을 놓고 간 후 발신 제한표시 전화로 연락을 해온 점과 손 편지 필체가 그동안 여러 차례 고액 기부를 한 익명 기부자와 똑같은 점으로 미뤄 이 시민이 같은 기부자인 것으로 판단한다.
이 익명 기부자는 2017년 이웃돕기 성금으로 2억5천900만원을 기부한 걸 시작으로 올해도 거금을 쾌척하고 있다.
그는 이태원 참사, 우크라이나 전쟁, 튀르키예 지진, 집중 호우 피해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도 성금을 전달했다.
누적 기부 금액만 약 6억1천200만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그는 모금회에서 '익명의 기부 산타'로 통한다.
모금회는 이 기부자 뜻대로 영세한 무료 급식소에 성금을 전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