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가 쩍적 갈라지는 겨울철. 얼굴은 물론이고 손발까지 건조해져 괴로움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날씨 등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건강하게 관리하는 법을 소개한다.
□ 찬 바람 부는 겨울, 유독 피부가 건조해지는 이유
기온이 뚝 떨어지고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이면 우리 피부는 한층 건조해진다. 실제로 공기 자체가 건조하고 습도가 낮은 것도 한몫하지만, 추운 날씨 탓에 신진대사가 저하되고 유분 분비가 줄어든 영향도 크다. 이 여파로 피부 표면에 보호막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수분이 금세 증발하고, 또 그 영향으로 유수분 균형이 무너지면서 피부가 엉망이 되기 십상이다.
여기에 히터와 같은 난방기기를 사용하면 공기가 더 건조해지기 때문에 수분 손실이 발생하고 더욱 건조함을 느끼게 된다. 겨울에 쉽게 갈증을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다.
피부가 건조해지면 각질이 제대로 탈락하지 못해 하얗게 일어나고, 쌓인 각질이 모공을 막아 트러블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피부 질환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 겨울철 악화하는 각종 피부 질환들
평소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겨울은 최악의 계절이 아닐 수 없다. 건조한 탓에 증상이 더 악화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이들은 겨울철 가려움을 더 크게 느낀다. 아토피 환자 대부분은 피부가 건조하고 거친 경향을 보인다. 피부장벽 기능 이상에 의해 표피 수분 함유량이 감소하고 피부 장벽을 구성하는 지질이 부족한 탓이다.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겨울이 되면 수분은 더 줄고 가려움은 배가된다. 이때 참지 못하고 환부를 긁으면 병증이 악화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건선도 마찬가지다. 겨울에 악화하는 대표적인 피부 질환이 바로 건선이다. 발병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건선은 대개 기후나 건조한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좋아졌다 나빠지기를 반복하는데, 여름엔 호전됐다가 겨울이 되면 각질이 도드라지는 등 증상이 심해진다. 발병률도 겨울철에 높은 편이다. 주로 두피나 무릎, 팔꿈치 등 부위나 자극을 통해 손상된 신체에 잘 생긴다.
지루성 피부염 환자들에게도 겨울은 달갑지 않은 계절이다. 과도한 피지 분비가 주된 발병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계절적인 변화가 질환 발생에 관여한다는 이론도 존재한다. 실제로 낮은 온도와 습도, 추운 날씨에 증상이 악화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수분이 부족해지면 피부 열감이나 건조 정도가 더 심해지고, 난방기기가 가동되는 실내에서 피부 온도가 확 높아지게 되면 염증 반응이 악화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 피부 건조엔 '보습 충전'이 살길…
어쩐지 화장품 홍보 문구 같지만, 겨울철 피부 건조를 해결하는 법은 '보습'을 충분히 해주는 것만이 답이다.
물론 평소 앓던 피부 질환이 악화했을 경우엔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우선이다.
이 경우가 아니라면 자극이 적고 보습력이 좋은 스킨로션이나 크림을 사용해 피부를 관리하는 편이 좋다. 값비싼 제품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본인의 피부 타입에 맞으면서, 유수분 균형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보습이 좋은 제품을 여러 겹 덧바르는 것만으로도 피부 회복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건조하다 못해 피부가 당기는 지경이라면 오일을 발라 유분을 추가해 주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오일은 피부 수분이 외부로 날아가지 않도록 유분막을 형성해 주고 피부 탄력에도 도움은 줄 수 있다.
번외로 피부뿐 아니라 머리카락도 겨울철 관리가 필요하다. 두피가 건조해지는 만큼 머리카락도 함께 수분이 부족해지면서 더 가늘어지고 부스러질 수 있다. 헤어 에센스 등 제품을 통해 부족한 수분을 보충해 주는 것이 좋다.
□ 일상 속 사소한 습관 변화로 피부 건강 지키기
수분 보충을 위한 제품 사용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생활 습관이다. 사소한 행동 변화로도 피부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먼저 춥다고 실내 온도를 너무 높이는 등 과도한 난방은 해악이다. 겨울철 적정 실내 온도는 18~21도, 적정 실내 습도는 40% 정도로, 이를 유지하는 편이 좋다.
실내 습도가 낮다면 가습기를 틀거나 침실에 젖은 빨래 등을 널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먹는 것도 관리해야 한다. 커피나 홍차, 초콜릿 등에 함유된 카페인 성분은 이뇨 작용을 촉진해 몸에 있는 수분을 빠져나가게 한다. 술이나 탄산음료도 마찬가지다. 대신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된다.
가급적 때를 미는 목욕도 삼가야 한다. 피부 가장 바깥에 있는 각질층은 우리 몸을 지키는 강력한 보호막 역할을 하고 있다. 피부세포는 새로 생성되면서 점차 위로 올라오고, 각질층에 도달하게 되면 납작하고 평평한 형태로 쌓인다. 이 각질이 외부의 유해 물질이나 세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한다. 우리가 흔히 각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각질층에 도달한 죽은 세포인데, 이 죽은 세포는 저절로 피부에서 떨어져 나가야 정상이다. 그런데 겨울철 워낙 건조하다 보니 제때 탈락하지 못하고 피부에 남아 하얗게 보이곤 한다.
하얀 각질이 나타나면 지저분해 보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때수건 등을 이용해 강제로 없애면 피부 보호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멀쩡한 각질층까지 제거되기 때문이다. 파괴된 각질층이 다시 생성되려면 최소 일주일 넘는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럴 땐 그냥 흐린 눈(?)이 답이다. 저자극 세정제 등을 이용해 가볍게 샤워를 하고, 일어난 각질은 로션 등을 발라 잠재워 주는 편이 좋다. 각질층에 수분을 먹여 건조해지는 것을 막으면 일어난 각질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특히나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샤워를 하지 않더라도 자주 보습제를 덧발라주면 도움이 된다.
집안일을 할 때도 피부를 신경 써야 한다. 답답하거나 번거롭더라도 설거지할 때 고무장갑을 반드시 사용하고, 빨래를 할 때도 저자극 제품의 세탁 세제나 섬유유연제를 사용하는 것을 권한다.
또 피부 자극을 줄 수 있는 모직이나 털 같은 거친 직물의 옷은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