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연휴에 어머니를 살해한 아들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광주고법 제2-3형사부(고법판사 박정훈 오영상 박성윤)는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은 40대 남성 A 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0년을 19일 선고했다.
앞서 A 씨는 지난 1월 21일 오전 1시쯤 광주 북구 자택에서 60대 어머니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 범행은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은 동생에 의해 발각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고를 받고 바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 씨를 긴급체포했다. A 씨는 범행을 저지르고 나서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 잠을 잤고 아침식사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관련해 A 씨는 "어머니가 사람이 아닌 악마나 요괴로 보였다. 무서워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평소 요양병원에서 생활하던 A 씨는 명절을 맞아 집에 방문했다가 '잠을 자라'며 다가오는 어머니를 괴물로 오인해 둔기로 무차별 가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A 씨를 장기간 사회로부터 격리시켜야 한다며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A 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패륜적 범행을 저질러 처벌을 받아야하는 건 맞지만 장기간 알코올과 게임에 의존하는 상태였고, 질환으로 장기간 치료를 받고 있었던 점을 참작해달"고 요청했다.
A 씨는 1심에서 실형과 함께 보호관찰 5년을 명령받았다.
당시 1심 재판부는 "A 씨는 약을 처방받고도 복용하지 않았고, 직계존속을 폭행해 살해하는 반인륜적인 범죄를 저질렀다"며 "유족인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하는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지만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심신미약 상태에서의 범행을 인정해 원심을 파기, 형을 다시 정한다.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했을 때 원심은 무거워 보인다"며 1심 15년에서 10년으로 감형했다. 5년간 보호관찰 받을 것은 그대로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