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무인가게에서 술에 취한 남성이 난동을 피운 뒤, 이를 묵묵히 치우는 한 시민의 모습이 CCTV에 딱 포착됐다.
지난 18일 MBC 보도에 따르면 16일 원주시의 한 무인가게에 검은색 반소매를 입은 남성 A씨가 방문했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를 보면 A씨는 술에 취했는지 과자를 들고 키오스크(무인 계산대) 앞에서 계산을 시도하다가 돌연 기계를 넘어뜨리고 발길질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A씨의 만행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그는 이리저리 몸을 산만하게 움직이다가 이내 CCTV를 향해 손가락으로 V자를 그리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본격적으로 상품이 진열된 매대와 키오스크를 때려 부쉈으며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을 집어 던지고 발로 차 매장 문 밖으로 버렸다.
A씨의 만행에 가게 내·외부는 아수라장이 됐다.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온 A씨는 키오스크를 바닥으로 넘어뜨리고는 그 위에 올라타기도 했다.
A씨가 가게를 떠난 지 약 30분 정도가 흘렀을까. 또 다른 남성 B씨가 해당 가게를 찾았다.
B씨는 난장판이 된 가게 앞을 보고 머뭇거리더니 버려진 상품을 피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가게 안도 같은 상황임을 인지한 B씨는 다시 밖으로 나와 땅바닥에 버려진 상품들을 모두 주워 가게 안으로 옮겼다. 이어 그는 가게 주인의 전화번호를 확인하고 연락을 취하는 모습도 보였다.
CCTV를 통해 상황을 확인한 가게 주인이 고마움을 표하자 B씨는 "누구나 다 그렇게 했을 것이다"고 답했으며, 주인은 "(난동 피운 남성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술에 취해서, 계산이 잘 안돼서 그런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피해 사실을 신고 받은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난동을 부린 남성의 신원 파악에 나섰다"고 전했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아직 세상엔 좋은 사람이 많다", "범인이 꼭 잡혀야 할 텐데", "정리한다는 게 정말 쉽지 않은데", "가정 교육을 잘 받았다", "범인 꼭 잡아서 보상 제대로 받아야 한다", "누구는 부시고 누구는 치우다니", "분노와 감동, 상반된 두 감정을 한꺼번에 느꼈다" 등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