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시킨 모방범죄 용의자 20대 남성 A씨가 6시간 조사 끝에 귀가했다.
A씨는 18일 오전 11시 45분쯤 서울 종로구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6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치고 이날 오후 5시 45분쯤 서울 종로경찰서를 나선 A씨는 “범행동기는 뭔가”, “낙서는 무슨 의미인가”, “다른 범행 용의자들과 일면식 있나”, “영추문(경복궁 서문)에 낙서한 이유는 폐쇄회로(CC)TV가 없는 걸 노린 건가” 등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쯤 스프레이로 종로구 경복궁 서쪽 영추문 좌측 담장에 낙서한 혐의(문화재호보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이는 첫 번째 '낙서 테러'를 모방한 범행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 16일 오전 1시 42분쯤 신원미상의 남성 1명과 여성 1명이 붉은색 스프레이를 사용해 경복궁 영추문 인근 담장에 ‘영화 공짜’라는 문구와 불법 영상 공유 사이트를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문구 등을 낙서했다.
문화재청은 곧바로 이에 대한 복원 작업에 들어갔는데, A씨는 훼손된 담장 옆에 또 다른 낙서를 그린 혐의를 받는다. A씨가 낙서한 담장은 현재 모방범죄의 가능성을 고려해 문화재관리 기관이 가림막으로 가린 상태다.
경찰은 이들의 문화재 훼손을 중대 범죄로 간주하고 엄정 대응할 방침을 밝혔다. 현재 경찰은 이들에 대해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이다.
현행법은 국가지정문화재를 손상한 자는 징역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사적 등 지정문화유산에 글씨·그림 등을 쓰거나 그리거나 새기는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며, 이를 어길 시 원상 복구를 명하거나 관련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현재 문화재청은 문화유산 보존에 심각한 영향을 준 행위로 보고 관련 법률과 처벌 기준 등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