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1등 당첨자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당첨자들 스스로 노출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놓고 자신이 로또 1등 당첨자라는 사실을 홍보하는 중년 남성이 있다.
지난달 유튜브 채널 '인생속으로'에 '인생 한 방 로또 1등 당첨됐는데 중국집 운영하는 이유'라는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부산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는 이범준(40) 씨가 출연해 대박 스토리를 들려줬다.
28살 때인 지난 2011년 편의점에서 담배 하나 사고 음료수 하나 사 먹으면서 남은 잔돈 5000원으로 로또 자동 한 장을 뽑았는데 덜컥 1등에 당첨된 행운남이다. 덕분에 신입사원 할 나이에 10억원이라는 현금을 손에 쥐었다.
이 씨는 "로또 사기 1주일 전에 목에 칼 맞는 꿈을 꿨다. 피가 엄청나게 쏟아지더라. 피 보면 좋은 꿈이라 하지 않나"며 대박몽(夢)을 회상했다.
그는 주말에 친구들과 펜션에 놀러 갔다가 지갑에 있는 로또를 꺼내 확인했는데 당첨이 됐다. 몰래가 아닌 친구들 보는 앞에서 대놓고 확인했다. 걸릴 거라곤 상상도 못 했으니까.
이때만 해도 긴가민가했는데 서울 농협중앙회 올라가서 1등만 앉을 수 있다는 소파에 앉아 직원이 건네준 통장에 꽂힌 금액을 보고 진짜 당첨을 실감했다고.
펜션 모임 때 일행이 8명이나 있는 바람에 부산 바닥에 소문이 다 났다. 돈 빌려 달라는 사람들도 있었고 투자 잘못해서 사기 당한 적도 있었다.
당첨금은 어디에 썼을까.
33평짜리 아파트 3억원 주고 사고 차 한 대 뽑고 나머지는 원룸 건물 구입했다.
이후 원룸 건물을 팔아 동네 신도시에 상가 한 칸을 사서 임대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월 220만원 정도 받고 있다.
이 씨는 "로또 되고 친구 정리, 인간관계 정리 많이 했다. 뭘 바라는지 막 전화 오더라"며 "와이프 만나 결혼 안 했으면 당첨금 다 까먹었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지금 만약에 로또 1등 걸린다면 돈을 융통 있게 잘 썼을것 같다. 그때는 너무 어렸다"고 돌이켰다.
이 씨의 가게에는 그의 손바닥 모양이 새겨진 명판이 있다. '815만분의 1, 행운의 기운을 함께해요'라는 문구가 적힌 명판에 손을 대고 기를 받으려는 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물론 사장님과 직접 악수하려고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다.
이 씨는 식사 후 방문자 리뷰 써주는 손님에겐 로또 1장을 제공하고 있다.
이 씨는 "어머니가 점을 많이 믿으시는데 점쟁이가 아들이 로또 한 번 더 걸릴 운명이라고 했다더라"며 "그래서 지금도 로또를 꾸준히 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로또 한 번 더 당첨되면 뭐 할 거냐는 질문에 "돈이 10억, 20억 생겼다 해서 부자가 아니다. 돈은 벌어서 먹고살아야 한다"며 그런 순간이 오더라도 중국집을 계속 운영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