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백지영이 5년 전 북한 평양 방문 당시 호텔 방에서 도청을 당했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지난 14일 백지영 유튜브 채널에 '조금은 민감한 김정은 뒷이야기(방북, 도청)'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백지영은 2018년 3월 31일 북한의 초대를 받고 평양에 방문, 이튿날 무대에 올라 자신의 히트곡 '잊지 말아요', '총 맞은 것처럼'을 열창했다.
백지영은 당시 상황에 대해 "북한에서 그 두 곡을 정해줬는데 이유는 나도 모른다. 그때 내가 알기론 누가 숙청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난 다음이었는데 '총 맞은 것처럼'을 부르라니까 기분이 약간 이상했다. '다른 노래 부르면 안 되겠냐'고 물어봤는데, 그쪽에서 그 노래를 원한다고 해서 그냥 불렀다"고 밝혔다.
백지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직접 만난 느낌에 대해 "솔직히 좀 무서웠다. 수행원들이 매니저들은 남기고 우리를 줄 세워 만남의 장소로 데리고 갔다. 그때 김 위원장을 처음 봤는데 현실감이 없었다. 만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난 '말 한 번 잘못하면 아오지 탄광 끌려간다'는 얘기를 듣고 자란 세대라서 너무 무서웠다. 머리 각이 되게 칼 각이었다. 소매 깃도 어디 하나 흐트러짐이 없었다. 1톤 다리미로 다린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백지영은 "사전에 호텔 방 안에서 민감한 얘기 하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다. 화장실에 갔을 때 혼잣말로 '이 호텔은 왜 이렇게 수건이 없어? 수건 아끼는 건가?'라고 했는데, 잠시 나갔다 오니까 소파 위에 수건이 엄청나게 쌓여 있었다"고 말했다.
백지영은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에 대해 "되게 아파 보인다고 생각했다. 처음 보자마자 '왜 이렇게 창백해' 싶었다. 조용하고 동양적인 미인이었고 자연스럽고 예뻤다. 근데 부부 느낌은 없더라. 부부라면 눈을 마주치거나 가벼운 스킨십을 한다거나 자연스러운 느낌이 있어야 하는데 수직 관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수평 관계는 확실히 아닌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또 현송월 조선로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에 대해 "나더러 언니라고 했다. 여장부 스타일이고 털털했다. 대화가 꽤 괜찮았다. 공연 끝나고 나서 뒤풀이하는데 술을 너무 잘 마시더라. 40도 하는 평양 소주 마시는 사람들이잖냐. 나도 안 지려고 이를 악물었다. 마지막엔 나한테 '떠나지 말라', '우리 언제 또 보냐'고 부둥켜안고 슬퍼했던 게 생각난다"고 회상했다.
마지막으로 "난 통일 되면 북쪽에 가서 행사 많이 할 거다. 무엇보다 북한에 사시는 분들을 만난 게 제일 좋았다. 막상 사람을 만나 보니 정이 너무 많더라. 말이 갑자기 뻥 뚫리듯 통했는데 한민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에 북한 가면 '내 귀에 캔디'를 하고 싶다"고 소망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