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5)가 한국인 역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최고액 기록을 쓰며 빅리그 입성의 꿈을 이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15일(한국 시각) 구단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이정후 선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온 걸 환영합니다"라고 영어와 한글로 환영 인사를 하며, 이정후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정후와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462억 원)에 계약했다"며 "2027시즌이 끝난 뒤엔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할 수 있는 조항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는 내년 700만 달러를 받은 뒤 2025년 1600만 달러, 2026년과 2027년엔 2200만 달러, 2028년과 2029년 2050만 달러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 계약금 500만 달러는 별도로 받는다.
이정후와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자선 기부 계획까지 세웠다. 내년엔 6만 달러, 2025년엔 8만 달러, 2026년과 2027년에 각각 11만 달러, 2029년부터 2029년까지는 매년 10만2500 달러를 내놓기로 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에 따르면, 이정후는 한국 시각으로 16일 오전 6시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정후는 포스팅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한국 선수 최고액 기록을 경신했다.
류현진은 2013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6년간 3600만달러(연평균 600만달러)에 계약하며 한국프로야구를 거쳐 미국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는 첫 사례를 만들었다. 종전 한국 선수 최대 규모 포스팅 계약이었다.
타자 중에서는 이정후의 절친한 선배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2021년 샌디에이고와 한 4년 2800만 달러(연평균 700만 달러) 계약이 최대 규모였다. 연평균 보장액은 김하성이 류현진보다 높다.
이정후는 총액과 평균 연봉(1883만달러)에서 류현진과 김하성에 앞선다.
한국인 빅리거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시야를 넓혀도 이정후는 역대 총액 2위, 평균 연봉 2위가 된다.
추신수는 2014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연평균 금액은 당시 추신수가 1857만 달러로, 1883만달러의 이정후가 더 높다.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4년 8000만 달러에 FA 계약을 했다. 한국인 빅리거 평균 연봉(2000만 달러) 최고 기록이다.
이정후는 계약 총액은 추신수에 이은 2위, 평균 연봉은 류현진 다음으로 높은 계약을 체결했다.
이정후는 현역 한국 최고 타자다.
2017년 프로 생활을 시작해 올해까지 88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0, 65홈런, 515타점, 69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98을 기록했다. KBO리그 3천 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중 최고 타율을 자랑한다.
올 시즌에는 발목 부상 탓에 86경기에만 출전했다. 2023년 성적은 타율 0.318, 6홈런, 45타점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의 부상 전 모습을 기억했다. 최근 이정후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하기도 했다.
피트 퍼텔러 샌프란시스코 단장은 지난 10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을 찾아 이정후의 플레이를 눈에 담았다.
MLB닷컴은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의 아버지(이종범 전 LG 트윈스 코치)의 별명이 '바람의 아들'이기 때문"이라고 소개했다.
이정후는 미국 동부 시각으로 지난 5일 오전 8시(한국 시각 5일 오후 10시)부터 MLB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신분이 됐다.
계약 완료 시한은 미국 동부 시각 기준 내년 1월 3일(한국 시각 1월 4일)이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포스팅 공시 후 일주일을 막 넘긴 시점에 샌프란시스코와 입단 합의했고, 열흘 만에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그만큼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영입을 간절히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