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1군 건설사 부도 엠바고' 글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15일 한 석유화학기업 소속으로 추정되는 A 씨는 이 같은 글을 올리며 "오후 2시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1군 건설사 부도설이 급속도로 퍼지자 태영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진 게 아니냐는 말이 온라인에서 돌았다. 앞서 업계에서 태영건설 법무팀이 워크아웃 신청을 알아보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고 태영건설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
뉴스1 15일 자 보도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최근 아파트 내부 공사 하도급 업체에 현금 대신 어음으로 대금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 전부터 어음 발생이 미뤄지면서 일부 하도급 업체는 태영건설 현장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도 보인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업체는 지난 9월부터 60일 만기 어음을 받았고 대금 규모만 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임 지급을 위해 현금이 필요한 상황에서 급하게 어음을 매각하고 있어 수백만 원의 손실을 입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태영건설은 하도급 입찰 당시 대금을 현금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건설업계에서도 하도급 대금을 어음으로 치르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 측은 "건설 경기 악화로 어음을 지급하고 있다"라며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곧 회복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또 "건설경기 악화로 다른 건설사들도 어음 지급을 하는 경우가 있는 걸로 알고 있다"라며 "어음도 은행에 팔거나 현금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대금을 못 주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1군 건설사 부도 루머에 아파트 분양을 받은 이들 사이에서 내 집 마련의 꿈이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태영건설이 위기설 부인에도 마음을 졸이는 계약자가 적지 않은 분위기다.
만약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가 회생 절차에 들어가거나 파산할 경우 사업 주체가 새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부도가 날 만큼 빈약한 건설사가 맡았던 사업장은 높은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건설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할 게 없어서가 아니라 수익성 때문에 안 들어가는 분위기"라며 "부도로 빠진 사업장에는 대신 들어가는 걸 꺼려 한다. 따라서 시공사 선정이 매우 어렵다"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건설사마다 자사 아파트 건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어 기술적인 문제에도 직면한다. 골조 공사만 끝나도 이런 기준을 사후적으로 충족시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올해 2~3분기 실적이 잘 나왔고 무엇보다 최근 계열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매 계약이 체결돼 매각 대금이 들어오면 유동성 지원도 확실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PF 정리와 관련 금융위원장 발언으로 태영건설이 회생 신청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돌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태영건설은 사업성이 우수한 PF 보증에 참여하는 건설사로 분류돼 유동성 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 중이다"라고 강조했다.